X

용산개발 놓고 ‘20년 전’ 노무현·오세훈 이렇게 말했다[부동산취재로그]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정현 기자I 2026.08.22 07:00:04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주택 공급”하겠다는 국토부와 “절대 안된다”는 서울시 ‘팽팽’
吳, 20년 전에도 개발하자는 건교부에 맞서 “전지역 공원화” 주장
“긴 시야로 차근차근 완성하자” …노 전 대통령 당부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용산공원 부지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의 평행선이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용산 부지 일부를 ‘주택개발’에 활용하겠다는 국토교통부와, 시민을 위한 온전한 녹지로 남겨둬야 하기에 “절대 안 된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입장이 팽팽한 상황입니다.

용산 부지를 놓고 정부부처와 서울시간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시계를 20년 전으로 돌려보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있었습니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용산 미군기지 반환에 따른 공원 조성 계획을 수립할 때입니다. 당시 주무 부처였던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의 추병직 장관과 이제 막 서울시의 지휘봉을 잡았던 오세훈 시장 역시 용산 부지 ‘개발 여부’를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기 싸움을 벌였습니다.

2007년 11월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노 대통령과 오 서울시장 면담은 오 시장이 용산공원 조성에 있어서 가능한 개발을 줄이는 대신 생태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입장을 보인 반면 건설교통부는 공원 주변 일부에 대해 개발하자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사진=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2007년 11월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날 노 대통령과 오 서울시장 면담은 오 시장이 용산공원 조성에 있어서 가능한 개발을 줄이는 대신 생태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입장을 보인 반면 건설교통부는 공원 주변 일부에 대해 개발하자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사진=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갈등의 핵심은 반환되는 부지의 일부 개발 여부였습니다. 당시 정부는 부지 이전 비용 마련 등을 위해 반환 구역 중 일부의 용도 변경을 통한 제한적 상업·업무시설 개발 여지를 두려 했습니다. 하지만 오 시장은 “공원 본체를 훼손하는 어떠한 개발도 허용할 수 없다”며 ‘전 지역 공원화’를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녹지는 1cm도 양보할 수 없다”는 현재의 주장과 같습니다.

양측의 갈등은 결국 공식 행사에서의 파행으로 표출됐습니다. 당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이 열렸지만, 오 시장은 항의의 표시로 행사에 불참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이를 두고 추 장관은 “개발주체가 정부가 되는데 대해 (서울시가)소외감을 느끼고 일종의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2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용산 부지를 바라보는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시각차는 여전합니다.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알짜 부지에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과, 한번 훼손되면 되돌릴 수 없는 백년대계의 도심 녹지를 지켜야 한다는 서울시의 소신이 다시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라는 명제에는 양측 모두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 자산을 ‘주거 안정’이라는 현실적 쓰임새로 풀 것인가, 아니면 ‘온전한 생태 공원’으로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딜레마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고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용산기지 공원화 선포식’의 대통령 축사에서 힌트를 찾습니다. 축사에는 정부부처와 서울시의 갈등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고민이 잘 담겨 있습니다. “서울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삶의 공간이자 미래 서울을 이끄는 새로운 번영의 축” “시민 누구나 차표 한 장 들고 부담없이 찾아와 역사와 문화,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시민의 마당”이 되어야 한다며 생태 녹지로서의 가치를 강조하면서도 “용산이 강남·북의 균형발전을 이끌 곳이 될 것”이라며 개발 가능성도 일부 열어두었습니다.

그러면서 “(용산 개발을)서둘러 완결하려고 해서도 안되며 방향을 잘 잡고 지켜야할 원칙들을 분명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용산공원은 지금 세대 만이 아니라 미래세대들에게도 소중한 자산이며 긴 시야를 가지고 푸르고 넓게 활용하면서 차근차근 완성해 나가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