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부산모빌리티쇼 전시장을 둘러보던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전시관은 건너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었지만, 정작 내부를 채운 볼거리는 부족해 ‘썰렁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려웠다. 부산행 KTX에 오를 때부터 내심 커졌던 기대감은 전시장에 들어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그라들었고 이내 씁쓸한 뒷맛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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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느껴진 아쉬움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2016년 25개에 달했던 참가 브랜드는 올해 8개로 뚝 줄었다. 특히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한국GM, 메르세데스-벤츠 등 국내외 주요 완성차 브랜드가 대거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행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웠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BMW, BYD 등이 모빌리티쇼에 참여했지만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만한 핵심 콘텐츠는 눈에 띄지 않았다. 과거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이 신차를 앞다퉈 선보이며 자동차 마니아들을 열광시켰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일각에서 행사의 존폐론이 조심스럽게 거론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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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요 모터쇼도 예외는 아니다. 100년 넘는 역사의 스위스 제네바 국제모터쇼는 2024년 행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한때 유럽 최고 모터쇼로 꼽히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도 위기를 겪고 개최지를 뮌헨으로 옮기며 ‘IAA 모빌리티쇼’로 재편했다. 디트로이트 모터쇼, 도쿄 모터쇼, 파리 모터쇼 역시 규모가 줄며 예전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업계는 전통 모터쇼가 힘을 잃은 이유 중 하나로 비용 대비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꼽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친 뒤 완성차 업체들은 대규모 오프라인 전시 부스를 꾸리기보다 온라인 공개나 자체 행사를 여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식 온라인 공개, BMW·벤츠의 디지털 쇼케이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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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관심 포인트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모터쇼의 주된 목적이 신형 모델의 근사한 외관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운전석에 올라 실내를 체험하는 데 있었다면, 이제 소비자들은 자동차의 가격과 실사용 편의성 등을 더 현실적으로 따진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이런 정보는 번잡한 모터쇼 현장보다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접하는 게 더 편리하다.
다만 이 같은 진단이 그대로 들어맞지 않는 예외 사례도 있다. 바로 중국이다.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베이징 국제모터쇼’에는 총 128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총 38만㎡ 규모의 전시관에는 차량 1451대가 전시됐고, 세계 최초 공개 모델만 181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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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은 글로벌 브랜드라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시장이기도 하다. 현지 모터쇼에 참가해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딜러, 바이어, 정부, 미디어 관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것은 필수에 가까워졌다.
이처럼 중국 모터쇼의 흥행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 전환 과정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이제 글로벌 자동차 경쟁은 차량 단일 모델 경쟁을 넘어 자율주행, SDV, AI를 아우르는 생태계 경쟁으로 확장되는 중이고, 특히 중국의 역량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국내 산업도 일부 완성차 업체 중심의 성장을 넘어 차세대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의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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