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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하도급 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현대중공업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억7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그간 공정위가 기술 유용행위에 대해 부과한 과징금 중 최대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검찰총장이 공정위에 의무고발을 요청한 사안으로, 법인 및 관련 임직원은 이미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번 건은 후속조치 차원에서 이뤄진 행정제재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00년 디젤엔진을 개발하면서 이 엔진에 들어가는 피스톤을 하도급업체 A사와 협력해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20여년간 피스톤 등 핵심부품 국산화 과정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글로벌 강소 하도급업체로부터 2015년 경 강압적으로 기술자료를 취득했다. 이를 제3업체에게 제공해 경쟁을 붙여서 피스톤 단가를 인하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현대중공업은 A사에게 피스톤 이원화 진행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고, 이원화 완료 이후 A사에게 단가 인하의 압력을 가해 3개월 동안 단가를 약 11% 인하했다. 1년 후에는 A사와 거래를 단절한 뒤 거래선을 변경했다.
현대중공업은 제3업체에 제공된 자료는 사양을 재배열한 것에 불과하고 단순 양식 참조로 제공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공정위 조사 결과 여기에는 단순한 사양 외에 A사의 공정순서, 품질 관리를 위한 공정관리 방안 등 핵심기술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제품 불량이 있다고 지적하거나 요구 목적 언급없이 작업표준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작업표준서는 제품 제작시 작업조건, 작업도, 작업방법 등이 기재된 자료로 핵심기술로 분류된다. 현대중공업은 작업표준서를 주지 않을 경우 양산승인이 취소될 수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하자발생시 대책수립을 위해 이같은 자료를 요구했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하자가 발생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요구까지 광범위하게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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