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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자 권리보호, 현장에서 답을 찾다[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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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I 2026.10.28 0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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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영 국세청 차장

세금은 국가 운영의 기반이지만, 국민에게는 결코 가볍지 않은 경제적 부담이다. 복잡한 세법과 행정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납세자에게 세금 문제는 일상을 흔드는 어려움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납세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억울한 세금이 없게 하는 것이 공정한 세정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국세청은 납세자보호관을 중심으로 제때 구제받지 못한 세금 문제를 살펴보는 ‘고충민원’, 현재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권리보호요청’, 외부의 공정한 시각에서 판단하는 ‘납세자보호위원회’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납세자에게 마지막 희망인 고충민원을 통해 작은 가능성이라도 놓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의 사례를 소개한다. 사회 초년생인 영희 씨(가명)는 국세청 체납실태확인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체납 세금이라는 말에 덜컥 겁이 났고, 억울한 마음에 눈물이 먼저 나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이모의 부탁으로 신분증을 빌려준 것이 전부인데, 얼마 후 세금 체납으로 신용카드 사용이나 은행 거래조차 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이모가 영희 씨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허위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후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이다. 이모는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된 지방청 납세자보호담당관은 이 문제를 고충민원으로 전환해 해결에 나섰다. 신고내용과 거래처등을 살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자료를 수집해 납세자보호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교도소를 직접 찾아가 이모 본인이 실 사업자라는 확인서를 받고, 당시 영희 씨가 학생으로서 사업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소명하도록 준비해줬다. 결국 위원회는 영희 씨의 억울한 세금을 취소했다.

영철 씨(가명)는 20년 전에 납부했다고 생각했던 종합소득세가 실제로는 납부되지 않아, 보유하고 있었는지도 잊고 있었던 비상장 주식이 압류됐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오래전 일이라 영수증과 은행 거래 내역도 찾기 어려웠다.

세무서 납세자보호담당관은 고충민원으로 접수하고 세무 전문가인 국선대리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위원회에 참석한 영철 씨는 국선대리인과 함께 압류된 비상장 주식이 폐업된 법인의 주식으로, 사실상 법률 실익이 없었다는 점을 유사한 법원 판결을 근거로 설명했다. 위원회는 압류가 효력이 없다고 인정해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보아 20년간 장기 체납된 세금을 전액 취소했다.

두 사례는 법과 원칙을 준수하면서도 납세자의 사정을 세심하게 살피고 충분한 소명 기회와 전문가의 도움을 제공할 때, 실질적인 권리구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납세자가 알지 못하거나 실제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그 제도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납세자가 그 제도를 쉽게 이용할 수 있고, 그 효과를 얼마나 체감하느냐이다.

납세자 권리보호의 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다. 한 사람의 사정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며, 법과 원칙의 울타리 안에서 해결의 길을 찾는 노력이 쌓일 때 우리 세정에 대한 신뢰도 깊어진다. 앞으로도 국세청은 납세자의 어려움을 먼저 살펴 따뜻하고 공정한 세정을 실현해 나갈 것이다.

박해영 국세청 차장(사진=국세청)
박해영 국세청 차장(사진=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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