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평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역임한 장 위원장은, 일찌감치 한국 농수산식품의 경쟁력을 알아보고 일관되게 수출 확대를 외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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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농식품 수출확대 TF’ 구성을 시작으로 지자체 수출지원, 해외 대형 유통업체와 네트워크 확대 등 수출 확대를 위한 기초를 다졌다. 그 결과 장 위원장의 도전적 목표는 실제로 13년 만인 2021년(113억 달러) 이뤄졌다. 최근에는 한류 인기까지 더해지면서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액은 130억 달러로 역대 최고실적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장 위원장은 이같은 한국 농수산식품의 수출 잠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세계 식품시장만 8조 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라며 “체계적으로 성장을 시킨다면 충분히 미래 먹거리로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전체 무역 규모가 비슷한 네덜란드가 대표적 사례다. 2022년 기준 네덜란드의 식품 수출액은 1181억 달러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120억 달러)의 9.8배에 달한다. 네덜란드는 수출액에서 가공식품의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다만 식품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한 단계 도약’이 필요하다. 현재 라면·김 등 해외에서 잘나가는 가공식품 수출의 규모를 늘리는 한편, △바이오 △미생물 △종자 △식품소재 △천연물 등 고부가 기능성 식품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
가공식품은 해외에서 성장세는 꾸준하지만, 최근 식품 대기업이 현지 생산체계를 구축하며 수출 증가에는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들이 우리나라에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며 “정부에서 식품 산업 클러스터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세제 인센티브 등을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직 초기 단계인 고부가 기능성 식품 분야에는 연구개발(R&D) 지원 및 규제완화를 언급했다. 의약품 원료인 ‘헴프’를 예로 들었다. 전세계 약 50여국에서는 이미 의료용 헴프를 합법화 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향정신성 성분이 있다는 이유로 특구에서만 제한적으로 연구가 되고 있다.
장 위원장은 “기술 개발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꼬집으며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연구개발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