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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량한 가입자가 부담 떠안는 실손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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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 기자I 2026.07.26 14: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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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량한 가입자가 부담 떠안는 실손보험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실손보험은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최근 서울 한 피부과의 과잉진료 실태<이데일리 7월24일자 1면 실손 있다고 했더니, “무좀 치료 480만원”>를 취재하면서 가장 오래 머릿속을 맴돈 질문이다.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일부 의료기관의 영업 수단으로 활용되고, 그 비용을 선량한 가입자들이 보험료 인상으로 나눠 부담하는 구조라면 실손보험의 존재 이유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실손보험은 국민 4000만명 가까이가 가입한 대표적인 민간 의료안전망이다.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로 발생하는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취재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은 제도의 취지와는 적잖은 거리가 있었다.

일부 의료기관은 환자의 증상보다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먼저 확인했다. 비급여 치료를 권하며 “보험금을 받으면 실제 부담은 크지 않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물론 모든 의료기관이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실손보험 가입 여부가 진료 과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순간, 의료는 환자 중심이 아닌 보험 중심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대가를 결국 모든 가입자가 치른다는 점이다. 과잉진료와 과잉청구가 늘어나면 보험금 지급은 불어나고 손해율은 악화한다. 보험료는 오르고, 병원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 가입자들까지 그 부담을 함께 떠안는다. 일부의 도덕적 해이가 다수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구조다.

과잉진료 실태를 다룬 기사에는 수많은 독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병원에 가면 진료보다 먼저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묻더라”, “나도 같은 일을 겪었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기사에 공감한 이유는 단순했다. 독자들 역시 이미 같은 현실을 경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이 의료 현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우려가 더 이상 보험업계만의 문제의식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법이 실손보험을 없애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실손보험은 여전히 많은 국민에게 꼭 필요한 사회안전망이다. 문제는 제도의 허점을 방치한 채 보험료 인상만 반복하는 방식이다. 비급여 관리체계를 정비하고 과잉진료를 유인하는 구조를 바로잡는 일이 먼저다. 의료기관도, 보험사도, 금융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실손보험은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존재하는 제도다. 의료기관의 수익을 키우기 위한 상품도, 일부 가입자의 과도한 의료 이용을 떠받치는 장치도 아니다. 실손보험이 다시 가입자를 위한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이제는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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