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6월 4일 취임한 후 총 7번의 기자회견을 해왔다. 취임 후 30일 만에 열린 첫 번째 기자회견에선 65%라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정책 추진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1년 3개월 뒤인, 18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선 37%로 지지율 최저를 받아든 상황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전보다 몸을 한껏 낮춘 모습이었다.
지지율이 높았던 취임 100일차 기자회견(왼쪽)과 지난 1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18일을 포함해 총 7번의 기자회견 당시의 이 대통령의 발언과 표정은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7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을 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첫 번째 기자회견은 2025년 7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다.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주제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높은 지지율에 대해 “지지율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낮은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중 ‘원래 추첨운이 안 좋은데 오늘은 질문 추첨에서 뽑히게 됐다’는 기자의 말에 “로또 이런 게 돼야 하는데요”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의 고통을 덜어내고 다시 성장, 도약하는 나라는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남은 4년 11개월 동안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술 주도 성장이 강한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성장의 핵심 플랫폼인 자본시장 선진화를 통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3100 수준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9월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을 주제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해 9월 11일, 취임 100일 맞이 기자회견이 열렸다.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이 주제였다. 코스피 지수는 종전 기자회견보다 소폭 상승한 3200선에 거래되고 있었다. 그러나 7월말 발표된 세제개편안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었다.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 기준을 기존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던 때였다. 코스피 5000시대를 준비하겠다고 하면서 세부담을 늘린다고 하니 투자자들은 갸우뚱했다.
이 대통령은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굳이 10억원으로 환원할 필요가 있나 생각한다”며 민심을 달랬다. 실제로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 한 달 반 만에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는 철회된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열린 2025년 9월 11일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상인들이 TV를 통해 기자회견 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보완수사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구더기 싫다고 장독을 없애면 되나, 장은 먹게 해야지. 구더기가 안 생기게 악착같이 막아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적극적이지 않은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는 “정말로 진실을 발견하고 죄지은 자가 처벌받고 죄 안 지은 사람이 억울하게 처벌 받는 일이 안 생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약 10개월 뒤인, 올해 7월 9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민주주의 회복, 1년 외신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세 번째 기자회견은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일으킨 비상계엄 1년을 기해 열린다. 이름하여 ‘민주주의 회복, 1년 외신 기자회견.’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무력화시킨 게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서 비롯된 K민주주의”라고 평가했다.
네 번째 기자회견은 올해 1월 21일 열렸다. 신년 기자회견. 이때까지만 해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당시보다 떨어지긴 했지만 60%를 넘어갔다. 당시엔 코스피 지수가 대통령 발언대로 5000선을 향해 가고 있었다.
이 대통령은 이때까지만 해도 보유세 부담 강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옳지 않고 우리 국민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세금은) 시장 규제에 유효한 수단인데 우리가 예정하고 있는 선을 벗어나서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의 상황이라고 하면 세제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기용한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 비난이 쏟아졌던 때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이 후보자에게) 입장을 변호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쳤으나 결국 낙마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다섯 번째 기자회견은 6월 8일 열린다. 지지율이 60%를 하회하기 시작했던 때였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언급이 늘어났다. 이 대통령은 “전세 대출을 많이 해준 게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다. 투기, 투자 목적의 비거주 주택에 대해선 부담을 늘리겠다. 부동산 투기 공화국 탈피가 나라가 살아남는 길”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들어서면서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여러 부동산 정책을 제시했다. 비거주한 주택에 대해서까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해줘야 하느냐는 등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예정대로 5월 10일부터 추진하겠다는 발언도 여러 차례 해왔다. 이런 식의 부동산 정책 구두개입으로 서울 아파트 상승세를 어느 정도 방어했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6.3 지방 선거 결과에 대해선 “지방 선거가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며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라고 짚었다. 당시 광역단체장 16곳 중 민주당은 12곳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자리는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내줬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유럽·G7 순방 결과를 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월 19일, 여섯 번째 기자회견이 열린다. 유럽·G7 순방 브리핑 뒤 가진 기자회견이었다. 전일 코스피 지수가 9000선(6월 18일 종가 9063.84)을 돌파했지만 대통령 지지율은 50% 초반대까지 밀린다.
이 대통령은 “여야 간에 저를 공격하더라도 없는 얘기를 만들어서 (하지 말아달라)”며 “내가 언제 주가 9000선을 자회자찬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코스피 9000선 돌파에 대해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라고 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리고 19일, 7번째 기자회견이 열린다. 8월 30일 2기 개각 이후에도 지지율은 37%로 뚝 떨어져 대통령 취임 후 최저 수준이다. 석 달 만에 지지율이 무려 20% 넘게 빠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언제나 국민이 옳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고 몸은 낮췄다. 이 대통령은 100분 가까이 스탠딩 테이블 앞에서 기자들과 거리를 기존 2.5m에서 1.5m로 좁혔다.
그러나 지지율을 흔들리게 했던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포함한 검찰 개혁, 부동산 정책,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용 등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사실상 안 하려고 한다’와 같은 의심은 거둬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부동산 투기 공화국을 벗어나는 게 정부의 가장 중심 과제”라며 “어렵지만 분명히 말씀드린다. 이 정부는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