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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찾기, 통역 걱정 '끝'...'AI관광집사'로 전통시장 제대로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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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록 기자I 2026.10.23 05: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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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6개 시장에 9억 투입 실증사업
QR코드만 찍으면 바로 시장지도 펼쳐져
한국 생활문화 체험 가능한 매력적 공간
정보부족, 언어장벽 '걸림돌' 해소 기대감
메뉴, 식재료 설명...대기시간도 알려줘
현장 상인들도 '외국인 응대 수월' 환영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고소한 전 냄새와 튀김 소리로 북적이는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입구. 시장 벽면과 상가 기둥 곳곳에 부착된 ‘AI 관광집사와 망원시장 한 바퀴’ 홍보 안내문과 팜플렛 속 노란색 QR코드가 눈에 띄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가져다 대자 앱 설치나 회원가입 절차 없이 화면에 시장 지도가 펼쳐졌다.

점포 위치와 화장실 안내는 물론, ‘혼잡’ 버튼을 누르자 구간별 붐빔 정도가 색깔별로 구분되어 표시됐다. 일부 인기 점포는 실시간 예상 대기시간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외국어 모드로 전환해 메뉴 하나를 선택하자 식재료와 알레르기 유발 물질 정보가 언어별로 나타났고, 상인과의 일대일 실시간 통역 기능도 활성화됐다.

망원시장의 한 점포에서 방문객과 상인이 ‘AI 관광집사’ 실시간 통역 기능을 이용해 대화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상인과 관광객 간 1대1 통역을 34개 언어로 지원한다.
망원시장의 한 점포에서 방문객과 상인이 ‘AI 관광집사’ 실시간 통역 기능을 이용해 대화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상인과 관광객 간 1대1 통역을 34개 언어로 지원한다.
이 같은 기능을 한데 묶은 것이 한국관광공사가 전통시장에 도입한 ‘AI 관광집사’다. 공사는 올해 서울 망원시장, 경기 수원남문시장, 부산 해운대시장, 서울 경동시장, 충북 단양구경시장, 경북 안동구시장 등 6개 시장을 대상으로 총사업비 9억원을 투입해 이번 실증사업을 개시했다. 2027년 5월까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전통시장의 고질적 현장 불편을 개선하고, 실제 체류시간 연장과 지역 소비 증대로 이어지는지 검증하는 실증 프로젝트다.

‘AI 관광집사’ 화면에 망원시장 한 점포의 예상 대기시간이 표시돼 있다. AI가 시장 내 혼잡도와 일부 점포의 대기 상황을 분석해 이용객에게 제공한다.
‘AI 관광집사’ 화면에 망원시장 한 점포의 예상 대기시간이 표시돼 있다. AI가 시장 내 혼잡도와 일부 점포의 대기 상황을 분석해 이용객에게 제공한다.
외래객 급증… 시험대 오른 전통시장

이 사업의 배경에는 가파르게 늘어난 방한 외국인 관광객과 개별여행 중심으로 달라진 여행 패턴이 있다. 올해 1~8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505만명으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8월 한 달에만 225만명이 입국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소비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8.5% 늘어난 14조180억원에 달했다. 방한 외국인 2000만명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현장 관광 수용태세 개편의 중요성도 커졌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점포에서 방문객과 상인이 스마트폰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망원시장에 도입된 ‘AI 관광집사’는 외국인 관광객과 상인 간 1대1 실시간 통역을 34개 언어로 지원한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의 한 점포에서 방문객과 상인이 스마트폰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망원시장에 도입된 ‘AI 관광집사’는 외국인 관광객과 상인 간 1대1 실시간 통역을 34개 언어로 지원한다.
특히 개별 점포가 밀집한 전통시장은 관광객 유입에 비해 대응 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형 호텔이나 유명 관광지와 달리 점포별로 외국어 전담 인력을 두기 어렵다. 점포 위치와 영업시간이 상이하고, 메뉴와 가격도 수시로 변한다. 여기에 인기 점포의 대기줄과 언어 장벽이 더해지며 관광객이 소통에 어려움을 겪거나 발길을 돌리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관광공사는 ▲길찾기·정보 부족 ▲혼잡·대기 ▲언어 장벽을 주요 불편으로 보고 AI 지도와 밀집도 분석, 다국어 통번역 기능을 적용했다.

문선옥 한국관광공사 관광AI혁신실장은 “전통시장은 한국의 생활문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지만 길찾기와 언어 장벽이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며 “AI 관광집사가 관광객에게는 스마트한 길잡이가 되고, 지역 상권에는 체류시간 연장과 소비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운영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한 점포에 ‘AI 관광집사’ QR코드가 비치돼 있다. QR코드를 찍으면 다국어 메뉴와 점포 정보, 시장 지도 등을 별도 앱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한 점포에 ‘AI 관광집사’ QR코드가 비치돼 있다. QR코드를 찍으면 다국어 메뉴와 점포 정보, 시장 지도 등을 별도 앱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시장별 맞춤 AI… 범용 번역기와 차별화

시장별 특성에 따라 기능을 다변화한 것도 특징이다. 좁은 골목에 점포가 밀집한 망원시장은 AI 지도와 다국어 안내 체계를 강화했다. 부산 해운대시장은 야간 방문객 비율이 높은 점을 감안해 야간 시간대 혼잡도 및 동선 안내에 초점을 맞추었다. 수원남문시장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의 연계 이동 경로를 제공해 관광 동선을 확장했다.

현장에서 기자가 직접 외국어로 설정해 이용해 보니 음식 설명과 함께 원재료, 알레르기 유발 요소까지 안내됐다. 서비스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총 10개 언어 메뉴판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일대일 실시간 음성 통역은 34개 언어를 지원한다.

망원시장 한 점포의 메뉴가 ‘AI 관광집사’를 통해 영어로 표시된 모습. 음식 설명과 식재료, 알레르기 관련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망원시장 한 점포의 메뉴가 ‘AI 관광집사’를 통해 영어로 표시된 모습. 음식 설명과 식재료, 알레르기 관련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기존 범용 번역 애플리케이션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사전에 구축된 ‘시장 맞춤형 데이터베이스(DB)’다. 각 점포의 메뉴와 가격, 위치 정보를 미리 등록해 두었을 뿐 아니라 변동 사항이 발생할 경우 상인회가 관리자 페이지에서 직접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정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망원시장에서는 기존 CCTV를 활용한 AI 영상 분석 기술도 도입했다. 영상을 인원 밀집도 분석 통계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관리자는 별도 대시보드를 통해 구역별 입장객 수, 평균 체류시간, 구간별 혼잡도, 점포별 예상 대기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표시된 망원시장 ‘AI 관광집사’ 화면. 점포와 편의시설 위치를 비롯해 구간별 혼잡도와 대기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표시된 망원시장 ‘AI 관광집사’ 화면. 점포와 편의시설 위치를 비롯해 구간별 혼잡도와 대기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상인들 “응대 수월”…외국인 반응도 긍정적

현장 상인들은 외국인 응대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망원시장의 한 상인은 “외국어로 메뉴와 식재료를 설명하기가 어려웠는데, 다국어 메뉴판과 통역 기능 덕분에 손님 응대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의 조사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확인됐다. 망원시장은 전체 93개 점포 중 37.6%(35곳)가 다국어 메뉴 서비스를, 25.8%(24곳)가 1대1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를 도입했다. 해운대시장 역시 각 28.9%(33곳), 26.0%(30곳)가 구축을 마쳤다. 상품명과 레시피를 자국어로 번역하는 ‘이미지 번역 서비스’는 두 시장 모두 전 점포에서 이용할 수 있다.

외국인 이용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망원시장을 찾은 외국인들은 “미나리처럼 생소한 식재료 설명과 구간별 혼잡도 안내가 동선을 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했다. 해운대시장 방문객들 역시 지도 기반의 실시간 대기 현황과 각국 언어 메뉴판 제공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설치된 ‘AI 관광집사’ 안내 현수막. QR코드를 찍으면 별도 앱 설치 없이 시장 지도와 혼잡도, 다국어 안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설치된 ‘AI 관광집사’ 안내 현수막. QR코드를 찍으면 별도 앱 설치 없이 시장 지도와 혼잡도, 다국어 안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공사는 단순 서비스 이용 건수를 넘어 AI 대시보드로 관광객의 평균 체류시간과 혼잡 완화 정도를 측정하고, 카드사 빅데이터와 연계해 카드 소비액 변화까지 다각도로 분석할 방침이다.

심창섭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관광 수용태세 개선이 주로 물리적 시설과 편의시설 확충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관광객이 현장에서 경험하는 불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소하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사업은 AI 기술을 활용해 관광객의 실제 수요에 대응하는 새로운 관광 수용태세 개선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원시장을 찾은 한 외국인 관광객이 ‘AI 관광집사’ QR코드 안내판 앞에서 서비스를 살펴보고 있다. AI 관광집사는 길찾기와 점포 정보, 다국어 메뉴와 실시간 통역 기능을 제공한다.
원시장을 찾은 한 외국인 관광객이 ‘AI 관광집사’ QR코드 안내판 앞에서 서비스를 살펴보고 있다. AI 관광집사는 길찾기와 점포 정보, 다국어 메뉴와 실시간 통역 기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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