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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젠슨황, 양자컴 기업에 사과…주가 또 폭락

정다슬 기자I 2025.03.21 06:51:22

엔비디아 GTC 퀀텀데이 첫 행사
젠슨황 "양자컴 기업 상장된 줄 몰라…20년은 내게 긴 시간 아냐"
주식시장은 매도 기회로…양자컴 주식 일제 하락 마감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18일 캘리포니아 세너제이에서 열린 GTC2025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나오는 데에는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던 자신의 1월 발언에 대해 20일(현지시간) 사과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의 넷째 날인 이날 양자컴퓨터 리더들과 가진 첫 ‘퀀텀데이’에서 “이 행사는 역사상 최초로 한 회사의 CEO가 여러 게스트를 초대해 자신이 왜 틀렸는지 설명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앞서 황 CEO는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5’에서 정말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언제 나오냐는 질문에 “15년은 너무 이르고, 20년이 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구글이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위한 핵심 과제인 양자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기술을 크게 향상시킨 초전도 양자 칩 ‘윌로우’를 공개하고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부풀어 있었을 때인 만큼, 황 CEO의 발언은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았고 아이온큐와 리게티 등 관련 주식이 약 40%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황 CEO는 1월 발언과 관련, “내 첫 반응은 ‘그들이 상장기업인지 몰랐다. 양자컴퓨팅 회사가 어떻게 상장기업일 수 있지’였다”며 자신의 발언으로 주가가 급락한 부분에 대해 미안함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어쨌든 양자컴퓨터 기업이 상장사였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은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황 CEO는 그러면서 “나는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해 온 사람으로, 엔비디아를 설립하고 쿠다(CUDA)를 개발해 현재의 컴퓨팅 플랫폼으로 만드는 데 20년이 넘게 걸렸다”며 “이에 5, 10, 15, 20년이라는 범위는 나에게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양자컴퓨팅이 기존 기술과 매우 다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당연하다고 언급하면서도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농담조로 “나도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CNBC는 이번 행사가 전통적인 전컴퓨터를 개발하는 엔비디아와 양자컴퓨팅 업계 간의 일종의 ‘휴전’(Truce)라고 밝혔다. 양자컴퓨터가 발전하면 기존 컴퓨터와 인공지능(AI)를 대체할 것이란 인식에 양자 컴퓨터에 긍정적인 소식이 발생할 때 엔비디아 주식을 하락했다. 반면 황 CEO의 1월 발언은 많은 양자컴퓨터 리더들의 공개 반발을 불렀다.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와 12개의 양자컴퓨터 CEO가 한 무대에서 각자의 의견을 발언할 장을 열었다는 것이다.

황 CEO와 함께 무대에 오른 양자컴퓨터 관련 기업 대표들은 황 CEO에게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일부는 양자컴퓨터가 이미 어려운 과학 문제를 해결하는데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이들은 양자기술이 전통적인 컴퓨팅을 발전시키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크 앙리에트 파스칼 CEO는 “양자 컴퓨팅이라는 용어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사람들은 고전적인 컴퓨터를 양자컴퓨터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매우 보완적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양자 프로세서라고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하다”라고 주장했다.

피터 체크먼 아이온큐 회장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자사 업무에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연구는 엔비디아가 판매하는 제품과 같은 고성능 컴퓨터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한 엔비디아가 전통적인 컴퓨터의 지원을 필요로 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GPU와 양자칩을 통합하는 기술 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 중이다. 채프먼 회장은 “양자컴퓨팅이 고전적 컴퓨팅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함께 작동한다”며 “이게 끝나면 엔비디아 주식을 공매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농담했다.

황 CEO는 이와 함께 이날 보스턴에 ‘엔비디아 가속 양자 연구센터’(NVAQC)를 설립한다고 발표하며 본격적인 양자 컴퓨팅 개발 연구 소식을 알렸다. 그는 이 연구센터에는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 퀀티넘, 퀀텀머신, 큐에라컴퓨팅 등도 참여한다”며 “양자 컴퓨팅은 신약 개발부터 재료 개발에 이르기까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AI 슈퍼컴퓨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첫 퀀텀데이였지만 시장의 주목을 끌 만한 발표가 나오지 않으면서 양자컴퓨터 관련 주식은 폭락했다. 행사시작 전부터 떨어지던 주식은 행사마무리 시점 하락이 가속화돼 디웨이브 주식은 퀀텀 주식은 17.9%, 아이온큐 주식은 9.23%, 리게티 주식은 9.24% 떨어졌다.

황 CEO는 “‘퀀텀 데이’는 올해 첫 행사로 서툴(clumsy) 수 있다”며 “(오늘 행사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 달라. 다음에는 엄청날 것(incredible)”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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