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올해 세계경제가 둔화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한국 CEO(40%)가 글로벌 CEO(2%)보다 더 높았다. 거시경제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여전히 상존하는 대내외 위협 요소에 대해 한국 경영자가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삼일PwC는 이 같은 분석을 담은 ‘제28차 연례 글로벌 CEO 설문조사(이하, 글로벌 CEO 서베이)’ 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PwC글로벌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개막과 함께 발표한 글로벌 CEO 서베이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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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년간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글로벌 CEO의 5명 중 3명(58%)이 성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올해 최대 위협을 묻는 질문에는 거시경제 변동성(29%), 인플레이션(27%)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지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는데 중동(41%), 중앙 및 동유럽(34%)은 지정학적 분쟁을, 서유럽은 거시경제 변동성(29%)을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한국의 경우, 응답자 40%가 거시경제 변동성과 지정학적 갈등을 최대 위협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높은 대외 의존도로 인해 지정학적 갈등에 대한 민감도(40%)가 전 세계 평균(22%)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혁신의 가속화를 위해 지난 5년간 신사업에 진출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한국 CEO가 글로벌(38%)보다 높은 57%를 기록하며 새로운 사업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경영자 예상 재임기간에 대해 “모르겠다”고 한 비율은 한국(36%)이 글로벌 평균(7%)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이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혁신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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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생성형 AI가 전 세계 고용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다뤘다. 글로벌 CEO 가운데 42%는 향후 1년간 직원 수를 5% 이상 늘릴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직원 수를 줄일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17%)의 두 배가 넘었다. 보고서는 “생성형 AI로 인해 고용 기회가 광범위하게 감소했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기후투자 관련해서는 글로벌 CEO의 33%, 한국 CEO의 18%가 지난 5년간 친환경 투자를 통해 매출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한 친환경 투자의 주요 걸림돌로는 글로벌 CEO가 규제 변화를, 한국 CEO가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꼽았다.
모하메드 칸데 PwC글로벌 회장은 “생성형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 지정학 변화, 기후 변화는 모두 경제의 작동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며 “비즈니스 리더는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서 인력, 공간, 공급망에서부터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이르기까지 전략에 대한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훈수 삼일PwC 대표이사는 “지난해 말 어지러운 국내 정세로 한국 경제가 녹록치 않은 상황을 맞이했지만, 한국 CEO의 절반 이상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며 혁신을 진행 중인 사실은 눈여겨볼 부분”이라며 “전 세계 CEO의 생각을 담은 이 보고서가 변화의 방향을 설정하고 혁신의 토대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