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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엔 엔화 강세, 위안화 약세?…우리 환율 영향은

이정윤 기자I 2025.01.28 12:00:00

BOJ 기준금리 0.5%, 17년 만에 ‘최고’
일본 7월 추가 금리인상 전망
트럼프, 2월 1일 중국 관세 부과 논의
대중국 관세 위협에 위안화 절하 압박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12·3 비상계엄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훌쩍 넘기면서 한국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본격 취임 이후로 일본과 중국의 경제 및 통화 정책이 급변하면서 원화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원화가 갈수록 엔화, 위안화와 동조성이 커지는 만큼 올해 우리 환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화, 추가 금리인상 관건

사진=AFP
지난 24일 일본은행(BOJ)은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재 0.25%에서 0.5%로 인상했다. 이는 작년 7월 금리를 0∼0.1%에서 0.25%로 올린 후 6개월 만에 추가 인상이다. 작년 3월 금리를 17년 만에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뒤 세 번째 인상이기도 하다.

이로써 일본 금리는 미국 발(發) 금융위기를 가져왔던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10월 이후 약 1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일본의 금리는 1995년 9월 이후 3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인 0.5%를 넘은 적이 없다. 이에 달러·엔 환율은 155엔선 아래로 내려왔다.

시장의 관심은 일본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몇 번이나 더 올릴지 여부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속도와 시기는 향후 경제, 금융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단할 순 없다”면서 “물가는 상반기까지 오른 뒤 하반기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오는 7월 추가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7월보다 빠른 금리 인상은 BOJ가 원하지 않는 통화가치와 시장금리의 변동성을 초래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근에 이르러서는 엔화와 원화의 연동성이 강해진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이 엔화(강세)와 원화(약세)의 방향을 갈랐다면 이제는 청산의 힘이 약화된 것과 동시에 비(非) 미국 통화로써 엔화와 원화의 연동이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7월 BOJ가 추가 인상에 나선다면 엔화는 강세로 돌며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BOJ가 점진적 금리 인상을 언급한 만큼 차기 금리 인상 시기가 중요한데, 차기 금리 인상 시기로 7월을 예상한다”며 “현재 시장 참가자들의 금리 인상 기대는 10월까지 추가 1회금리 인상을 보고 있으나, 물가전망 상향 등은 7월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화, 트럼프 관세 정책 주목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중국에 대해 관세 부과를 예고한 만큼, 실제 어떤 강도로 부과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우리는 중국이 펜타닐(좀비 마약)을 멕시코와 캐나다에 보낸다는 사실에 근거해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아마도 2월 1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무기로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도 미국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 21일 “누군가가 틱톡을 사서 (지분) 절반을 미국에 주면 우리가 (미국 사업을) 허가해준다는 게 내 생각”이라며 “중국이 합의를 거부하면 확실하게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100%의 추가 관세를 물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취임 후 대중국 관세 위협이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며 위안화 절하 압박이 거세졌다. 앞서 지난달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트럼프발(發) 고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환율 안정화 정책을 포기하고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7.5위안까지 용인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라 위안화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원화가 위안화의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안화 변동성이 커지면 환율도 등락이 커질 수 있다.

반면 취임 후 100일 이내로 가정하면 이르면 올 4월께 트럼프의 중국 방문이 성사될 수도 있다. 트럼프 1기 때는 2017년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먼저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했다. 관세로 미국과 중국이 협상에 나선다면 위안화 약세 압력은 줄고, 환율도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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