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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에 '롤러코스터' 탄 증시…다우지수 1.1%↓[월스트리트in]

김상윤 기자I 2025.03.12 06:44:59

캐나다 25% 추과관세 6시간 만에 없던일로
조정폭 깊어지자 저가매수세 들어왔지만 제한적
월가, 美투자 비중 축소 움직임…시티 투자의견 ‘중립’
美증시 자금 역류에…달러 약세 지속 103.4까지 떨어져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전날 급락세에서 반등하지 못하고 또 하락 마감했다. 트럼트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하루 종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에 투심이 살아나지 않는 분위기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4% 하락한 4만1433.4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5% 떨어진 5572.07을 기록했다. 장중 지난달 기록한 사상 최고치(6144.15)보다 10% 떨어지면서 조정국면에 빠지기도 했다. 2023년말 이후 처음이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18% 빠진 1만7436.10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만 0.23% 오른 2023.60에 마감했다. 전날 급등했단 월가 공포지수인 변동성지수(VIX)는 3.37%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26.92를 기록하면서 투심은 여전히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캐나다 25% 추과관세 하루 만에 없던일로...불확실성 여전

장 초반 뉴욕증시는 소폭 오르며 전날 충격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전기에 25% 관세(할증료)를 부과한 것을 기반으로 나는 상무장관에게 12일부터 추가로 25%의 관세를 부과해,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총 관세를 50%로 올리도록 지시했다”고 글을 올렸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으로 보내는 전기에 할증료를 부과하자 이에 대한 보복조치를 내린 것이다.

그러면서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도 대폭 높일 것이라고 으름장을 던졌다. 그는 “캐나다가 이외의 오랜 기간 유지된 불합리한 관세들을 철폐하지 않는다면, 나는 4월 2일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할 것”이라며 “이는 사실상 캐나다의 자동차 제조업을 영구적으로 붕괴시킬 것이다. 어차피 그 자동차들은 미국에서 쉽게 생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4월 2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의 관세·비관세·부가세 등에 상응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시점이다.

트럼프의 관세 위협 이후 S&P500은 사상 최고치 대비 10% 이상 조정자 빠르게 저가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반등했다.

11일(현지시간) S&P500지수 추이 (그래픽=CNBC)
하지만 반등은 오래가지 않았다.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면서 갈등은 격화되는 분위기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지속할 경우 미국으로 전력 송출을 차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드 주지사는 이날 CNBC의 ‘머니 무버스(Money movers)’와 인터뷰에서 “만약 우리가 경기 침체에 빠진다면, 그것은 ‘트럼프 불황(Trump recession)’이라고 불릴 것”이라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다 오후 들어 포드 주지사가 미 송출 전기요금에 대한 25% 할증을 잠정 중단키로 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다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고 증시는 다시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해 “아마도 재고할 것”이라고 했고 그의 측근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수석 무역고문도 내일 추가 관세 부과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양측의 갈등이 빠르게 수습되면서 투자자들은 투심을 다시 키웠고 뉴욕증시도 우상향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시장은 좋다 나빴다 하더라도 국가 재건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3대지수는 다시 하락 반전하며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트럼프 풋(put)’ 기대감은 빠르게 소멸한 탓으로 풀이된다. 이날 자정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알루미늄과 철강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에 대한 어떠한 면제나 유예가 없던 점도 실망감을 더했다.

50 파크 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 아담 사한은 “우리는 지금 시계추가 바뀌고 공포가 지배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이 중 많은 부분이 ‘트럼프 무역’이 풀리는 것과 관련이 있지만, 앞으로의 성장에 대한 우려와 경기 침체라는 ‘R’단어와도 관련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하락세가 주도권을 쥐고 있으며 시장이 반등하려고 할 때마다 또다시 격렬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며칠만 더 지나면 강세장에서 약세장으로 완전히 환경이 바뀌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현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차량에 앉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월가, 美투자 비중 축소 움직임...시티 투자의견 ‘중립’

월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정책 불확실성에 미국 증시 투자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재빨라지고 있다. 투자은행 씨티는 이를 고려해 2023년 10월부터 유지해온 미국 증시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크 윌러가 이끄는 씨티그룹의 전략가팀은 “미국 예외주의가 잠시 멈췄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그 근거로 S&P 500이 시장이 확장되고 있는 시점에 200일 이동 평균을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 2년 동안 시장을 상승으로 이끌어 온 주요 기술 주식을 의미하는 매그니피센트 7중 4종목이 최소 5일간 하락한 점을 들었다.

베어드 투자 전략가인 로스 메이필드는 “본질적으로 전적으로 경제적이지 않은 무역 목표를 추구하는 행정부의 고통에 대한 관용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현 시점에서 미국 경기가 경기 침체의 문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 둔화 또는 성장 공포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에 있다. 불황이 아닌 매도세는 불황일 때보다 더 짧고 가벼운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술주들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급락했던 테슬라는 3.79%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겠다고 밝혔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테슬라 대리점에 대한 공격을 ‘테러’로 규정하고 적극 대응하겠다는 발언 등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1.66% 상승했고, 아마존도 1.05% 올랐다. 반면 애플은 2.92%, 구글은 1.09% 빠지고 있다.

미 주요항공사 델타항공은 약해진 미국 수료로 매출 전망을 낮추면서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강해졌다. 델타항공은 이날 7.25% 빠졌다. 다른 여행 관련 주식인 에어비앤비와 디즈니 역시 각각 5.08%, 5.03% 빠졌다.

달러인덱스 추이 (그래픽=CNBC)
◇美증시 자금 역류에…달러 약세 지속 103.4까지 떨어져

급락했던 국채금리는 이날 다시 올랐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3bp(1bp=0.01%포인트) 오른 3.949%를, 글로벌 국채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6.9bp 상승한 4.282%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는 또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39% 하락한 103.43을 기록 중이다. 미국 증시에 몰려있던 자금이 유럽, 중국 등으로 역류하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식을 팔고, 현금화된 달러를 자국 통화로 환전하면서 달러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22달러(0.33%) 오른 배럴당 66.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0.28달러(0.40%) 상승한 배럴당 69.56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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