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제조·판매 제주개발공사 30주년 기자간담회
글로벌·생산·물류 3대 혁신 비전 제시
"삼다수 버리고 100% 현지화로 35년까지 10만톤 수출"
공장 노후설비 교체 스마트 공장화로 고효율 저비용화
860억 규모 자체 물류센터 구축해 안정적 공급망 확보
[제주=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생수 수출을 위해 제주만 빼고 모든 걸 다 버릴(바꿀) 수 있다.”
국내 1위 생수인 제주삼다수를 생산 및 판매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백경훈 사장은 지난 17일 제주시 메종글래드 제주 호텔에서 제주개발공사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품, 상표, 디자인, 마인드까지 확 바꿔 현지 맞춤형으로 가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 제주삼다수 스마트 팩터리 L5 전경 (사진=제주개발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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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개발공사는 1995년 제주도 발전과 도민 복지 증진을 목표로 설립돼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지방공기업이다. 설립 목적대로 공공사업을 수행 중인데 특히 제주 청정 지하수를 활용한 먹는샘물 사업(제주삼다수)을 통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1998년 제주삼다수를 출시한 이래 27년간 국내 먹는 샘물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백경훈 사장은 국내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포부다.
백 사장은 “올해 수출 목표량은 작년(9900톤) 대비 150% 정도 늘어난 1만 5000톤으로 잡았다”며 “오는 2030년까지 5만톤, 2035년까지 10만톤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제주삼다수는 ‘K생수’ 대표 브랜드이기도 하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국내 전체 생수 수출량의 54%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30여개국에 누적 기준 총 12만 4000톤을 수출했다. 주요 수출국은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는 “기존에는 한인이나 교포 유통업자가 우리 제품을 사서 교포나 한인 관광객에 주로 판매해 해외 유통에 한계가 있었다”며 “앞으로는 현지 대형 유통업체와 협력해 현지화 작업으로 가려고 한다. 현재 여러 곳과 협의 중인데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제주삼다수_제주개발공사 창립 30주년 기념 백경훈 사장 인터뷰 (사진=제주개발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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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현지에 맞는 TV 광고 등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려고 한다”면서 “올해 6월부터 싱가포르에 장기 주재원을 파견해 현지 유통업체와의 협업, 마케팅, 판매 확대 등 체계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화권 시장 진출 확대차원에서 칭다오(청도)~제주 간 정기 화물선 노선 개설을 통해 수출과 원자재(병 재료) 수입 모두를 아우르는 물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날 백 사장은 글로벌 혁신 전략 외 생산과 유통 혁신 전략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올해를 향후 30년을 준비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생산과 관련해 “1998년 구축된 제주삼다수 공장의 노후 생산라인을 교체하고 인공지능(AI)과 스마트 시스템을 적용한 고효율·저비용 생산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소비 트렌드가 많이 바뀌어 생수 가격 탄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제주삼다수는 국내 먹는 샘물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백 사장은 2035년까지 2500억원을 투자해 생산설비를 스마트화하고 자동화 창고와 지하 물류 시스템 등을 도입해 생산부터 저장, 분류, 적재, 출하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 제주삼다수 공정 이미지 (사진=제주개발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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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삼다수 공장은 한라산 국립공원에 인접한 곳에 있다. 공장에는 총 5개의 생산라인이 있는데 이날 직접 둘러본 L5라인은 2018년부터 가동한 500ml 전용 생산라인이다.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돼 시간당 500ml 제주삼다수를 7만 6000병(초당 21병) 생산할 수 있다. 병입, 검사, 라벨 부착, 포장 및 출고 과정까지 모두 자동화돼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생산 속도를 자랑한다.
L5라인에서는 예상과 달리 복잡한 정수 처리 과정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라산 해발고도 1450m 지역에서 취수된 원수는 한 차례 여과 작업을 거쳐 저장 탱크에 모인 뒤 미세먼지와 미생물을 제거하는 단순 여과와 자외선 살균 과정을 거쳐 바로 포장됐다. 삼다수 관계자는 “삼다수 원수는 한라산 국립공원 내 해발고도 1450m 지역에 내린 빗물”이라며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제주 현무암층과 화산송이층이라는 천연 필터를 31년 이상 통과해 불순물은 걸러지고 칼슘, 마그네슘, 실리카, 바나듐 등 건강에 좋은 천연 미네랄 성분은 풍부하게 함유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백 사장은 자체 물류 시스템 구축에 대한 비전도 선보였다. 현재 도내 판매와 수출은 제주개발공사가 직접하고 제주삼다수의 해양-육지 간 물류는 국내 대형 물류 회사에 위탁을 맡겼다. 그는 “태풍 등 기후와 화물 연대 파업 등 외부변수에 의해 물류나 공급망이 잘 안 돌아갔던 적이 있었다”면서 “야외보관이 많아지면 품질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제주개발공사는 860억원 규모의 물류센터 구축 계획을 실행 중이다. 이미 여주에 270억원을 투입해 1만평 규모의 자체 물류센터를 마련해 수도권 물량을 담당하고 있다. 제주삼다수 물량 60%는 수도권에서 소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