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장기화, 경기 하방 압력·원화 약세로 작용…외환시장 불안 확대"

신하연 기자I 2024.12.11 07:49:09

iM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국내 원화 가치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을 보여주는 원화건전성 지표들이 현재까지는 양호한 수준으로 달러·원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정국 불안이 장기화하면 경제 펀더멘탈과 단기 자금이탈 리스크로 외환시장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1일 “국내 외환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것은 분명하지만 탄핵 정국 장기화 가능성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과 더불어 국내 경기 하방 압력은 원화 가치의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의 구두 및 실개입 등에도 불구하고 달러·원환율은 최근 1430원을 중심으로 등락을 보이는 등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연구원은 “그나마 달러·원환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국내 CDS 프리미엄은 계엄 사태 이후 다행히 소폭의 상승세만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 원화 가치의 펀더멘탈을 보여주는 외환건전성 지표들도 대부분 양호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11월 기준 4154억달러를 기록 중이고 경상수지도 올해 1~10월까지 흑자규모가 742억달러로 양호하다는 분석이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5% 수준이다.

그는 “또 다른 외환건전성 지표인 준비자산대비 단기 외채 및 대외 총채무대비 단기외채 비율 역시 올 3분기 기준 각각 37.8%와 22.6%로 단기 유동성 리스크 발생할 확률도 낮은 상황”이라며 “더욱이 3분기 말 기준 순대외 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차)는 9778억달러로 1조달러에 육박한다”고 짚었다.

다만 양호한 외환건전성 지표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수급 및 경제 펀더멘탈 그리고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은 달러·원환율에 유리한 여건이 아니라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무엇보다 탄핵 정국 장기화 등으로 내수 경기가 크게 흔들릴 경우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GDP 성장률의 역성장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다행히 25년 정부 예산안이 통과됐지만 사상 첫 감액 예산안이라는 점과 정부의 정책 공백 리스크로 내년 초 재정의 성장기여도가 크게 둔화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내외 인식 악화와 국내 소비 심리 위축 등 영향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당장은 국가신용도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정국 불안이 지속된다면 국가신용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업 및 가계 역시 정국 불안에 따른 투자 및 소비심리 위축은 물론 달러 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할 수 있음도 달러·원 환율에는 부정적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는 수급 요인도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는 다행히 크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개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며 “개인들의 투매 현상이 국내 자금의 탈한국 현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022년 442억달러였던 미국 주식투자 금액이 2023년 680억달러, 올해 11월까지는 1070억달러까지 급증했는데 개인 및 기관투자들의 해외투자 확대가 달러 수요 증가를 부추기면서 달러·원 환율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그리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로 이어지는 주요국 통화정책회의 결과는 달러화는 물론 주요국 통화 가치의 단기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재료”라면서 “12월 FOMC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 속도 조절론이 강하게 부각된다면 달러화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iM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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