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확진자 30만명 넘어…국내선 이용객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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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선선하고 맑은 날씨에 추석 연휴까지 겹치면서 지난 한 주 동안 사람들의 이동량이 폭증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연휴 주간(20~26일) 김포공항 국내선 운항은 총 2895편으로 직전 주(13~19일)보다 3.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선 항공을 이용한 여행객 수는 47만8256명으로 직전주 대비 18.92% 늘었다. 고속도로도 마찬가지로 연휴가 끝난 뒤 가을 날씨를 즐기기 위해 이동하는 차량으로 혼잡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6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델타 변이로 인한 4차 유행이 시작된 이후, 숨은 감염원이 지역사회에 누적돼 왔고,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를 계기로 이동과 모임이 늘면서 확산의 불길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한 주 동안은 만남과 모임을 최대한 자제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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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말 서울시내 쇼핑몰과 영화관, 공원은 나들이객들로 북적였다. 26일 한강공원에서는 돗자리를 펴고 2~4명 가량이 모여 음식을 먹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는 선에서 피크닉을 나선 시민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시민들은 ‘짧고 굵게’ 가겠다던 4단계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피로감을 내비쳤다. 백신 접종도 시작했고,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니면서 방역수칙 위반만 하지 않는다면 외출은 자유롭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한강공원에서 만난 의료계 종사자 백모(28)씨는 돌파 감염 등 변수가 많아 코로나19를 완전히 잡기는 힘들다며 집에만 머무르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방침이라고 말했다. 백씨는 “4단계가 아예 효과가 없다고 보긴 힘들지만 결국 백신 접종률을 높여서 감기처럼 다뤄야 하지 않나”라며 “정부에서 외출을 금지한 것도 아니고 개인방역을 지키면 외출이나 모임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영등포구 대형 쇼핑몰에 점심식사를 하러 나온 양모(28)씨는 외출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확진자가 줄어들지도 않기 때문에 집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양씨는 “어차피 평일엔 일하러 다들 나가는데 놀러 나가는 거랑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4단계는 형식상 있는 느낌이다”며 “모임을 줄이라고 말하는데 굳이 그렇게 나가지 않는다고 해서 확진자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이젠 (거리두기) 몇 단계를 해도 별로 신경도 안 쓴다”고 강조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에 대해선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여자친구와 주말 데이트를 위해 쇼핑몰을 찾은 이모(32)씨는 ‘같이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4단계는 효과도 없는데 더 지체되면 자영업자 피해가 더 커져서 경제가 우선이라고 본다”며 “미국이나 영국처럼 백신 접종율을 빨리 높이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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