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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8일 대국민 기자회견에 나섰다. 추석 민심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예상대로 평가는 극단적이다. A+이라는 호평에서부터 F학점이라는 혹평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최대 관심사는 향후 지지율 추이다. 이 대통령 기자회견을 분수령으로 지지율 ‘반등 vs 추가 하락’ 여부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치열한 해석투쟁을 벌이고 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주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다. 21일 발표되는 리얼미터 9월 3주차 여론조사는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조사결과가 일부 반영된다. 여론조사 ‘꽃’은 18·19일(금토) 조사를 진행해 21일 결과를 발표한다. 조원씨앤아이는 19~21일(토일월) 조사 이후 22일 결과를 발표한다. 아울러 주요 방송사와 언론사의 추석민심 여론조사 결과도 체크 포인트다.
연임개헌 의혹 100% 마침표…공소취소 의혹 해소에도 국힘 의구심 ‘여전’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고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음을 수차례에 걸쳐 밝혔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확고하게 말씀드린다.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최대 관심사는 △연임 개헌 △공소 취소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였다. 연임 개헌 논란은 이 대통령이 아예 마침표를 찍었다. 모두발언에 연임불가 내용을 분명하게 포함시켰다는 게 바로 그 증거다. 물론 국민의힘은 “연임할 생각이 없다”가 아닌 “연임하지 않겠다”는 보다 명시적인 표현이 아니라고 비판했지만 다소 무리한 공세로 볼 수 있다.
퇴임 이후 재판 재개 문제와 연동된 공소취소 논란에는 “조작기소 특검의 권한 사항 중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 및 처분에 관한 조항을 삭제하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주길 바란다”고 국회에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특검권한 중 공소취소 조항의 삭제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겠다는 의지다. 사실상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더 이상 밀리면 안된다’는 지지층의 요구와 퇴임 이후 재판 재개를 압박하는 야당의 공세를 절충한 답변인 셈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의 각종 말바꾸기를 지적하면서 반발하는 건 여전히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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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난이도의 답변은 김승원 후보자 임명 여부였다. 이 대통령의 답변은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국민 눈높이를 고려해서 신중히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임명 강행을 예상했던 분위기와 달리 임명 포기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당초 여야는 ‘김승원 임명’을 통한 이 대통령의 속도전을 예상했다. 실제 “김승원, 보면 볼수록 잘된 인사”라는 김민석 대표의 평가와 민주당이 기자회견 전날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강행했다는 점은 당청간 물밑조율이 끝났다고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정반대 시각도 있다. 이날 기자회견 기조가 “언제나 국민이 옳다”며 대국민 사과 모드인데다 찬성보다 반대 여론이 2배 이상 높다는 점에서 ‘김승원 임명 강행’은 기자회견 효과 자체를 물거품으로 만들 위험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르면 주말 또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내주초에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 형식으로 논란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임명 포기 카드는 후폭풍이 엄청나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무차별 공세에 대통령의 인사권이 무력화된다는 점에서 청와대 입장에서는 엄청난 굴욕이다. 강성 지지층 역시 인사철회에 반발할 수 있다. 게다가 후임자 지명 및 추가 청문회는 더 부담이다. 돌이켜보면 방어로 일관한 민주당의 전략실패다. 차라리 브로커 양수진 씨와 김강립 전 식약처장을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해 정면돌파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나온다.
부동산·전월세 답변은 ‘남탓’ 논란…레버리지 ETF 책임론 답변은 ‘아쉬움’
6.3 지방선거 이후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은 부동산 민심 악화와 코스피의 엄청난 변동성을 불러온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문제 때문이었다. 당연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다. 연임개헌·공소취소·김승원 임명 여부 등 정무적 사안의 경우 비교적 합격점이었지만 정책적 이슈에 대한 이 대통령의 답변은 마이너스 요인이 적지 않았다.
가장 논란이 된 답변은 부동산 문제였다. 부동산 안정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전임 정부와 서울시를 비판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근본 원인으로 수도권 집중, 부동산 불패 신화를 꼽은 뒤 “단기적 원인으로 2022년, 즉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후 그 해부터, 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해이기도 하다. 그 해부터 허가와 착공 건수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취임 1년 3개월이 지났다는 점에서 남탓 논란으로 비칠 수 있었다. 당장 오세훈 시장은 반발했다. 오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 집값 상승이 오세훈 때문이라면, 저는 왜 다시 서울시장에 당선됐고 서울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왜 계속 하락하고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전월세 질문에 대한 답변도 논란을 자초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도 전세는 사라져야 할 제도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사라질 것’이라고 한 걸로 기억한다”고 반문한 뒤에 추가 답변을 생략했다. 기자의 질문을 바로잡고 정부의 전월세 대책을 상세히 설명했다면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다독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대목이었다.
아울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결정을 묻는 답변도 비슷했다. 이 대통령은 “레버리지 ETF가 어떤 과정으로 결정됐는지 세부적인 절차 내용은 제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는 결정했을 것”이라면서 도입 필요성과 부작용 등을 설명한 뒤 “부족함이 있었던 건 맞는 것 같다”고 사과했다. 지난 5월 도입 이후 4개월간 국내 증시를 뒤흔들었는데 국정 최고책임자가 이를 몰랐다는 건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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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현안 중 최대 이슈였던 ‘호르무즈 파병’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합격점이었다. 미국의 압박과 국내 파병 반대 여론 속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최대한 유지한 것이었다. 이 대통령은 “전쟁에 관여,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원유 수송로 및 국민 생명·안전 보호를 위한 청해부대의 활동 강화 방안 검토를 시사했다. 핵심 지지층의 파병 반대 여론을 충족시키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하나 주목할 대목은 지지층 결집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다. 누군가를 멸칭하거나 증오하진 않았으면 좋겠다”며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멸칭 사용 자제를 촉구했다. 이는 기자회견 4일 전인 지난 14일 추미애 경기지사의 중수청장 인선 비판에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것이다. 과격한 선동으로 저항과 역결집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개혁을 방해하고 반동을 초래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범여권 강경파를 비판한 것과 대비된다.
지지율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8.17 전당대회에서 반명(反明)으로 몰린 친문·친청 성향의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문계 윤건영 의원, 친청계 최민희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안도감과 함께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에 더해 “오만한 권력자”라는 비판으로 이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던 유시민 작가와 코어 지지층 이탈을 우려하면서 지지율 20%대 하락을 경고해왔던 범여권 최대 스피커 김어준 씨가 향후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