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조각투자에 머물지 않겠다, 목표는 STO 플랫폼 기업”

김연서 기자I 2025.01.16 10:39:52

김형준 테사 대표 인터뷰
1월 태양광 STO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도전
“AI 시대 전력 수요 증가…STO로 자금조달”
지난해 토큰증권 발행 IT 솔루션 익소 출시
“STO 원하는 기업에 컨설팅부터 플랫폼까지”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테사는 미술품 조각투자사가 아니다. 이제 STO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려 한다. 토큰증권을 쉽게 발행하고 유통하는 서비스와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지향점이다”

김형준 테사 대표. (사진=테사)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으로 이름을 알렸던 테사가 STO(토큰증권발행) 전문 플랫폼으로의 재도약을 선언했다. 토큰증권 발행을 원하는 기업에는 컨설팅부터 플랫폼까지 필요한 솔루션들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미술품 외에 다양한 자산을 기초로 하는 토큰증권을 직접 발행하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단 계획을 내놓았다.

김형준 테사 대표는 최근 강남구 테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조각투자 시장에 선보여질 수 있는 기초 자산의 범위를 넓히기 위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미술품 조각투자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맞다. 다만 테사가 다루는 기초자산 중 하나가 미술품이었을 뿐이다. 앞으로는 미술품 조각투자사가 아닌 STO 플랫폼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태양광 STO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도전

테사는 올해 태양광 발전 STO 사업에 도전한다. 태양광 발전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신탁수익증권 발행에 나선다. 이를 위해 국내 태양광 발전 업체 및 증권사와 협업해 이달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할 계획이다.

태양광 STO 사업 진출 이유에 대해 묻자 김 대표는 “AI(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AI가 도입되면 전력 소모량은 기존보다 4배가 늘어난다. 원전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선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대체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단 설명이다.

김 대표는 “태양광 발전 투자는 연간 수익률이 비교적 높고 안정적인 만큼 조각투자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최근 국외자본이 들어와 국내 태양광 시설을 인수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대형 외국자본이 태양광 발전 수익을 가져가기보다 국내 자본이 투자해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신재생 에너지는 정부의 정책상으로도 필요하다”며 “재생 에너지를 100% 활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RE100 프로젝트를 위해 태양광 발전 등의 신새쟁 에너지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 지난해 개발 마친 IXO 솔루션…“올해는 공급하는 시기”

테사는 조각투자 상품을 직접 발행하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과 함께 업계에 토큰증권 IT 솔루션을 공급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도 병행한다. 김 대표는 “지난해 개발을 마친 토큰증권 솔루션 익소(IXO)를 시장에 공급하며 비즈니스를 키우는 것이 큰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테사는 지난해 12월 토큰증권 솔루션 익소를 출시했다. 익소는 조각투자 서비스 신설을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대체투자 증권화 IT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테사는 적은 비용으로 토큰증권 발행에 필요한 종합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테사는 익소 솔루션을 통해 조각투자업계와 금융투자업계를 동시에 공략할 계획이다. 우선 조각투자 관련 기업들이 조각투자 상품을 발행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공급한다. 금융투자업계의 필요에 맞게 추후 토큰증권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도 제공한다.

김 대표는 “토큰증권은 자금 조달의 새로운 수단이다. 테사는 토큰증권 발행을 희망하는 기업들의 기회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며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자금 조달을 원하는 모든 기업을 환영한다. STO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고, 함께 새로운 자산을 발굴해 공모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해외 진출 대신 국내 시장서 기반 다지기 집중”

올해 테사는 국내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갖추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사업 환경이 악화하자 대부분의 국내 STO 스타트업들이 해외 진출로 사업 방향을 선회하는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기반을 다진 뒤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서 토큰증권 발행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실제로는 이 또한 제약 사항이 많다. 싱가포르에선 증권신고서를 내지 않으면 적격투자자에게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투자 풀은 더 작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에는 한국 시장에서 발행되는 상품들을 어떻게 해외로 가져갈 수 있을지를 고민할 것이다. 또 해외에 좋은 상품이 있다면 국내로 가져오는 것에 대한 법적 방법론도 고려 중”이라며 “토큰증권은 결국 ‘증권’이기 때문에 저비용 구조에서 상품을 가져오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STO 법제화에 대해서는 속도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STO 법제화가 진행되지 않으면 업계의 돈줄이 마를 수 있다”며 “제도가 갖춰지려는 움직임이 보이면 벤처캐피탈(VC) 업계도 STO 시장에 투자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TO 법은 여야 간 이견이 없어서 빠른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의 정치적 상황들이 정리되면 빠르게 법안이 통과되고 시행령들이 다듬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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