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저격수' 김성영 "고려아연 분쟁 '상호주 제한' 법 허점 악용"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재벌 저격수’라고 불린 김성영 전 국회 보좌관이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분쟁에 대해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라는 꼼수를 악용해서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쓰려 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 전 보좌관은 과거에 본인이 다뤘던 유사 사례를 예시로 들면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자료=김성영 전 국회 보좌관 페이스북)

그는 “고려아연이 선메탈홀딩스를 통해 SMC를 100% 소유하고 있는데 최근에 최씨(최윤범 회장) 일가와 고려아연이 영풍 지분 10.3%를 SMC에 매각했다”며 “이로써 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SMC→영풍→고려아연이라는 신규 순환출자 구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25%의 의결권이 제한되면 경영권 분쟁에서 최 회장 일가가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기서 문제는 주식회사의 경우 상호주 의결권이 제한되지만, 유한회사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3년 한라그룹이 한라건설을 부당지원 하기 위해 만도가 100% 자회사인 마이스터를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변경하고, 마이스터가 모회사 한라건설을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보좌관은 “이는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를 쓴 것”이라며 “제가 이종걸 의원실에서 근무할 때 유한회사의 경우에도 상호주 의결권제한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만들어 이종걸 의원이 대표발의 했지만 결국 임기만료로 폐기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 보좌관은 현재 고려아연과 MBK·영풍 연합 간 경영권 분쟁의 핵심인 SMC에 대해 “주식회사면 의결권 제한이 맞지만, 유한회사라면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지 않는다”며 “만도와 고려아연의 경우는 다르지만,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라는 꼼수를 악용해 경영권 분쟁에서 방어수단으로 사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보좌관은 과거 ‘삼성 저격수’로 불린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보좌한 경험도 있어, 재계 지배구조 문제에 관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의 핵심 실무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해당 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액 산정 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장가격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