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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 ‘말짱 도루묵’의 주인공이기도 한 도루묵은 매년 11~12월 산란철을 맞아 모자반과 같은 해조류에 알을 붙여 낳는다. 이듬해 1~2월 알에서 태어난 도루묵 치어들은 약 3년이면 성체가 된다. 겨울철에 알을 배는 만큼 도루묵은 겨울철 대표 별미 중 하나며, 구이는 물론 조림, 찌개 등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조리법으로 다양하게 먹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그러나 도루묵 역시 수온 상승과 이로 인한 어획량 감소를 겪고 있다. 1970년대만 해도 1년에 2만t 가량이 잡혔던 도루묵은 2000년대 초 한때 어획량이 1000t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수과원과 지자체 등의 노력으로 한때 어획량을 회복해 2016년 7462t까지 늘어났지만, 재차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어획량은 431t에 그쳐 자원 회복의 필요성이 시급하다.
이에 수과원 동해수산연구소는 지난해 말부터 어업인, 지자체, 유관기관 등과 함께 ‘도루묵 자원회복 전담반(TF)’를 만들었다. 어민들은 도루묵의 산란기 동안 그물에 붙어 버려지는 알을 수거하고, 수과원은 알들을 받아서 실외 부화기에서 부화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도루묵들을 키워 바다로 돌려보낸다는 계획이었다.
지난해 동해수산연구소는 강원도 거진항, 아야진항, 남애항 3곳에 도루묵을 부화시키는 실외 부화기를, 연구소 내에는 실내 부화기를 마련했다. 강원도 연안자망협회에 소속된 어민들은 도루묵 알을 연구소에 전달했고, 3차례 이상 도루묵 알 부화에 성공했다.
이후 부화된 도루묵 치어들은 모두 바다로 방류됐다. 수과원은 이달 도루묵 치어들이 방류된 바다를 모니터링한 결과, 방류된 도루묵 치어들이 모두 바다로 돌아간 것을 확인했다.
도루묵은 인간의 노력이 자원 회복에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에도 도루묵은 어업인, 지자체, 정부 기관 등이 협력해 한 차례 자원 회복을 경험했다.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한때 동해수산연구소는 4년간 도루묵 치어 460만 마리를 방류하는 등 도루묵 부화와 방류 경험도 풍부히 갖고 있다. 이러한 경험과 노력은 도루묵뿐만이 아닌, 앞으로의 어족 자원 회복에 귀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이번에 방류한 어린 도루묵이 무사히 성장해 3년 후 어미 도루묵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과학적인 자원조사와 체계적인 자원관리, 지속적인 방류사업을 통해 도루묵 자원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