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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법인에 과징금을 부과해도 정작 담합을 실행한 개인은 무사했다. 과징금은 결국 제품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만 이중으로 가격을 부담했다. ‘솜방망이 처벌’을 넘어 ‘처벌 부재’의 학습효과가 작동한 셈이다.
독과점 기업들의 담합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에게 전가됐다. 밀가루 가격은 최고 42.4%까지 치솟았고 설탕은 66.7%나 뛰었다. 전력기자재 업체들은 담합을 통해 160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 역시도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졌다.
서민 경제를 교란한 담합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담합 범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미국(10년), 캐나다(14년), 영국(5년)에 비해 턱없이 약하다.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 6조원 밀가루 담합을 주도한 제분사 대표이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범행을 자백하고 증거가 수집됐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수사 협조가 구속의 면죄부 노릇을 했다. 낮은 법정형에 사법부의 온정주의까지 더해지는 구조에서 담합은 기업에 ‘합리적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법정형 상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공정위 과징금이나 벌금형, 집행유예로는 담합 범죄를 뿌리 뽑을 수 없다. 담합 기업들은 2억원 따위의 벌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검찰은 고기·주류 담합 수사도 예고했지만 제도 변화가 없으면 같은 범죄는 반복될 뿐이다. 10조원 담합의 교훈은 ‘다음엔 조심하자’가 아닌 ‘다시는 하지 말자’가 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