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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하, ‘연극계 노벨상’ 입센상 품었다…"의심하고 질문하는 연극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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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기자I 2026.09.27 16: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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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연소·아시아 최초 수상
26일 오슬로서 시상식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공연예술가이자 작곡가·비디오 아티스트인 구자하(42)가 ‘연극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국제입센상을 품에 안았다. 지난 3월 올해 수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26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자신의 연극관을 밝혔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극장에서 국제입센상을 받은 연출가 구자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6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극장에서 국제입센상을 받은 연출가 구자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7일 국제입센상 공식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구자하는 26일 밤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극장에서 열린 2026 국제입센상 시상식에서 상금 250만크로네(약 3억5800만원)와 함께 상을 받았다. 구자하는 국제입센상 역대 최연소이자 아시아 최초 수상자다.

국제입센상은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1828~1906)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노르웨이 정부가 2007년 제정한 상이다. 한 시즌에 발표된 개별 작품이 아니라 작가나 극단이 쌓아온 작업 전반을 평가하며 격년으로 수여한다. 역대 수상자로는 이후 노벨문학상을 받은 욘 포세와 페터 한트케 등이 있다.

구자하는 이날 수상 소감에서 자신의 작업을 이끌어온 ‘의심’과 ‘질문’을 강조했다. 그는 “동시대 감각을 잃어버린 채 과거의 형식에 머물러 있는 연극을 싫어한다”며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세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귀 기울이지 않는 연극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연극을 사랑하기 때문에 연극을 만드는 사람이라기보다, 어쩌면 연극을 계속 의심하기 때문에 연극을 만드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며 “연극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무대에는 누가 설 수 있는지, 누가 말할 수 있는지, 우리는 누구의 목소리를 아직 듣지 못하고 있는지 계속 질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구자하는 음악과 영상, 텍스트, 로봇 오브제 등을 결합해 인간의 연기를 중심에 둔 전통적인 연극 형식에서 벗어난 작업을 이어왔다. 대표작은 ‘롤링 앤 롤링’(2015), ‘쿠쿠’(2017), ‘한국 연극의 역사’(2020)로 이어지는 ‘하마티아 3부작’이다.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해 한국 사회의 언어와 경제, 문화적 제국주의를 무대 위에서 탐구했다.

2024년 오스트리아에서 초연한 ‘하리보 김치’에서는 음식을 매개로 낯선 사회에 뿌리내리는 디아스포라의 삶과 정체성을 다뤘다. 현재는 벨기에 겐트의 LOD 뮤직시어터와 신작 ‘본 투 비 케이 투 비 팝’(Born to be K to be POP)을 개발 중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구자하는 2011년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암스테르담예술대학에서 동시대 연극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벨기에 겐트를 거점으로 여러 유럽 공연예술기관의 협력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구자하는 “내가 입센상을 받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아직 그 답을 찾지는 못했다”며 “앞으로도 내가 살아가는 시대를 계속 질문하고 이미 그려진 지도의 중심이 아닌, 아직 그려지지 않은 곳을 향해 움직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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