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 어피니티·GIC와 지분 매매 협상 완료
과반 지분 확보한 교보생명…"지주사 전환에 집중"
구원투수로 등장한 SBI그룹, 교보생명과 돈독한 관계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교보생명이 재무적투자자(FI)와 이어져 온 ‘풋옵션 리스크’ 일부를 해소하면서 숙원인 지주사 전환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교보생명이 손해보험사 인수 의지를 피력한 만큼 손보 인수합병( 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풋옵션 리스크 해소 과정에서 백기사로 등판한 일본계 금융사 SBI그룹과 협력을 통한 신사업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 교보생명 본사.(사진=교보생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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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7일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이 각각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9.05%, 4.50%를 SBI그룹, 신한투자증권 등에 매각하기로 했다. 양사는 주당 23만 4000만원에 합의했다. 이는 투자 원금(주당 24만 5000원·액면분할 전 기준)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번 협상 완료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보생명은 안정적인 경영권 바탕으로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가할 계획이다.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는 협상 완료 후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 작업과 미래지향적 도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손보사 인수다. 조 대표는 지난해 5월 ‘금감원장·CEO(최고경영자) 간담회’ 전 취재진과 만나 “손보사 인수는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신탁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손해보험, 저축은행, 캐피털 등 다른 금융사 포트폴리오는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IPO를 계획하고 있는 교보생명으로서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낸 SBI그룹과의 인연도 화제다. 애초 신 회장 측은 어펄마 지분 매입 방식을 따를 것으로 보였지만 높은 금융 비용 부담이 숙제였다. 이때 SBI그룹이 등장하면서 단번에 문제를 해결했다. 신 회장과 기타오 요시타카 SBI그룹 회장은 사이가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차남인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디지털전략실장은 SBI그룹 계열사인 SBI스미신넷뱅크와 SBI손해보험 등에서 업무경력을 쌓았다
양사는 사업적으로도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15년 교보생명이 SBI그룹 계열사 SBI홀딩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한 바 있다. 2022년에는 동남아시아 벤처캐피털 투자를 위한 펀드를 공동 조성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양사 간 신사업 협력도 활발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