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방울토마토 이제 못사먹나"…관세전쟁 파장 확산

멕시코 한 시장에서 판매되는 아보카도.(사진=AFP)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당장 아보카도, 방울토마도, 메이플시럽 가격이 급등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해 25%의 수입 관세,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 내 밥상물가 급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3개국에서 수입해 오는 농산물 비중이 상당이 크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이 미 농무부·세관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미국 식료품점에서 판매하는 신선 식품의 최대 40%는 수입품이다. 2023년 기준 미국의 농산물 수입액 1959억 달러(약 285조원) 가운데 44%인 약 860억 달러(약 125조원) 상당의 수입 물량이 멕시코·캐나다에서 생산된다. 미국 채소 수입의 3분의 2, 과일·견과류 수입의 절반가량은 멕시코산이다.

아보카도는 수입 물량의 80% 이상이 멕시코산이다. 미국은 지난달 매주 5200만~5300만 파운드(약 2만3000~2만4000t)의 아보카도를 멕시코로부터 수입했다. 미국은 또 방울 토마토의 대부분을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사들여 조달하고 있다. 메이플시럽 조달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캐나다는 생산량의 60%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외 오렌지주스(35%)·딸기(20%), 멕시코산 주류인 데킬라, 소고기 등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WSJ는 “미국은 엄청난 양의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고 앞으로 토마토 생산을 늘리겠지만, 당장 세금(관세) 전가로 수입 농산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전미식료품업체연합(NGA)의 데이비드 커틀러 대변인은 관세에 대해 결과적으로 ‘식품세’(food tax)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유효한 해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제품에 대한 10% 수입 관세는 제조품 가격 인상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은 어린이용 장난감인 통카 트럭을 매년 중국에서 100만대 이상 수입하고 있다. 장난감 제조업체인 베이직 펀의 제이 포레만 최고경영자(CEO) “아마도 통카 트럭의 소매 가격을 현재 약 29.99달러에서 최대 39.99달러 사이로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난감 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장난감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