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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사우디는 각각 이슬람의 시아파와 수니파 종주국으로 중동 지역의 주도권을 두고 오랜 기간을 갈등을 빚었다. 2016년 사우디가 이란의 반대에도 시아파 성직자를 처형하고, 이에 반발한 이란의 시위대가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을 공격하면서 사우디는 이란과 단교했다.
로이터통신은 “양국이 다시 손을 잡으면서 이란은 중동에서 이란을 고립시키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을 약화시키고, 사우디는 경제 성장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면서 “양측 모두 긴장 완화의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우디와 동맹국인 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카타르·오만·바레인은 물론 이라크, 이집트, 터키 등도 양국의 관계 회복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이번 양국의 관계 정상화 합의를 위한 대화가 중국의 중재로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이뤄졌다는 데 주목했다.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NSC) 의장과 무사드 빈 무함마드 알아이반 사우디 국가안보보좌관이 베이징을 찾았으며, 중국 외교 라인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이 자리에 함께했다.
12일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란과 사우디의 우호 관계를 지지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이뤄졌다”면서 “중동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중국의 지혜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책임있는 대국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안 울리히센 라이스대 베이커연구소 중동 연구원은 “현재 더 이상 중동 지역 불안정은 이란이나 사우디의 관심사가 아니”라면서 “이란에 대한 미국의 자세가 강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그 자체로 강력한 신호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중동 내 미국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중국이 빈 자리를 채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미국은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양국의 외교적 성과를 환영한다”면서도 “우리가 중동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주장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