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0.0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대비 2.54달러(3.28%) 오른 수치로,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은 것은 작년 8월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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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유가가 단기간에 상승하게 되면 국내 정유업체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정유업체들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시장에 판매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데, 유가가 오르게 되면 수입원가가 올라 정제마진(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서 운영비용과 유가 등 원자재 비용을 뺀 수치)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최근 달러가 오른 것도 긍정적인 현상으로는 볼 수 없다. 국내 정유사들은 대량의 원유를 달러로 수입하기 때문이다. 물론 환율 변동에 대비해 환헷지(현물가격의 변동 위험을 줄이는 것)를 하고, 원유를 정제한 뒤 다시 해외에 수출하는 양도 상당하지만 급격한 변동을 모두 대비하는 것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고환율 상태가 지속되면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이에 따라 내수 정유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10∼17일 조사 결과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월보다 12.3p나 급락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첫해인 2020년 3월(-18.3p)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6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환율이 1400원대 후반으로 여전히 높은 상태라, 미국과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지면 환율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에는 정제마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고유가와 고환율 모두 정유업체들이 그다지 반길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