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 10일 밤 11시(현지시간) 노벨상 연회가 열리는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 계단 단상에 올라 영어로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강은 이날 5분이 안되는 짧은 수상 소감을 자신의 8살 때 기억을 떠올리며 시작했다. 그는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던 날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20명의 아이들이 처마 밑에 웅크리고 있었다. 길 건너편 비슷한 건물 처마 아래에도 여기 만큼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며 “쏟아지는 비와 내 팔과 종아리를 적시는 습기를 보면서 문득 깨달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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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는 “수많은 1인칭 관점을 경험한 경이로운 순간이었다”며 “이 순간은 독서와 글쓰기에 보낸 시간 동안 거듭거듭 다시 살았다”면서 “언어의 실을 따라 다른 내면 깊은 곳으로 다른 내면과 만나고 가장 중요한 질문을 그 실에 맡기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 세상에 잠시 머무르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 우리가 인간으로 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가장 어두운 밤에는 우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묻는 언어가 있다”며 “우리를 서로 연결해 주는 언어, 이 언어를 다루는 문학은 필연적으로 일종의 체온을 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강 작가의 수상 소감은 영어로 진행됐다. 앞선 노벨상 수상자 소개에서는 “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소개합니다”라고 한국어가 울려퍼졌다.
12일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밤’ 행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