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정상은 백악관 국빈 만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 AMD CEO와 같은 헤드테이블에 앉았지만, 반도체 수출 통제에 관한 직접 언급은 없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중미는 서로 경계하고 방어하기보다는 각자 강점을 발휘해야 한다”며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보인 정도였다.
AI 주도국인 미국과 중국이 예상대로 반도체 합의는 하지 않자, 국내 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두 나라가 극단적으로 충돌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틀 안에서 관리 국면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 시장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의제에서 빗겨간 것이 K메모리 입장에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이 여전히 규제 리스크에 묶여 있는 탓이다. 미국은 삼성전자 중국 시안 낸드 공장과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D램·다롄 낸드 공장에 필요한 장비 반입을 연간 승인 방식으로 허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국가안보 과학기술전략에서도 반도체·AI 등에 대한 대중 투자 제한과 첨단기술 수출 통제를 지속적으로 정비하겠다는 방침을 명시했다. 반도체 사업이 미중 사이에서 줄을 타야 하는 지정학 위기의 한복판에 놓여있다는 뜻이다.
더 큰 우려는 미국의 AI 칩과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가 중국의 반도체 자립에 ‘뗄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최대 D램 업체 CXMT는 정상회담 직전 5세대 D램 공정 플랫폼 양산에 돌입하고 이를 적용한 24Gb LPDDR5X 제품 2종을 공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의제가 등장하지 않은 것을 두고 “중국의 반도체 자립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첨단 장비 수입이 시급하지 않을 정도로 중국 내 기술 자립이 궤도에 올라왔다는 의미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