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리협정 재탈퇴에도…세계의 기후 행동은 계속

이소현 기자I 2025.01.22 08:21:03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세계 지도자들 기후변화 대응 다짐
구글·아마존 등 기업도 장기 목표 유지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 선언에도 다보스에 모인 세계 지도자들과 기업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지속할 것을 다짐했다.

유럽연합(EU)과 국제연합(UN)은 미국 없이도 기후 행동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며, 글로벌 기업들도 장기적인 목표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환경 운동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기후 변화 대응이 더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5차 연례 세계경제포럼(WEF) 회의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각국 지도자들과 기업 경영진은 미국의 입장과 무관하게 기후 변화 대응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전날 파리 기후협정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다보스에 모인 세계 지도자들과 기업 경영진에게 강한 도전장을 내민 격이다. WEF는 매년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고 있다. 올해 역시 지구 보호를 5대 핵심 주제 중 하나로 설정했으며,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세계의 주요 위협으로 지목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도 EU는 기후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자연을 보호하고 기후변화를 막으려는 모든 국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리협정은 여전히 인류에게 가장 큰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사이먼 스틸 UN 기후변화 담당 최고 책임자는 “미국이 탈퇴하더라도 에너지 전환은 멈추지 않는다”며 “미국은 언제든 다시 파리협정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실망을 표하기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비영리 기후 행동단체 위민비즈니스는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의 결정은 실망스럽지만, 단 한 국가의 선택이 전 세계 기후 행동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고 발표했다.

구글의 케이트 브란트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CSO)는 “파리협정 탈퇴는 예견된 일이었다”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초기 대화에서 원자력, 지열, 배터리 저장 기술 등 기후 기술 혁신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아마존의 카라 허스트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우리의 목표는 변함없다. 방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기업은 장기적인 기후 목표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환경운동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캐나다의 기후 운동가인 체포라 버만 화석 연료 확산 방지 조약의장은 “어느 한 나라 혹은 한 사람이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을 막을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 집착하고 있지만, 화석 연료 의존이 초래한 현실은 이미 로스앤젤레스(LA)의 불타는 대지에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결정은 인명을 위협하고 미국과 세계를 기후 대응에서 후퇴시키는 조치”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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