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위로보틱스 'WIM 보행운동센터' 가보니
1명씩 50분 1:1 PT 방식…누구나 예약해 체험 가능
보조·저항·오르막·내리막 4가지 모드별 3단계 강도
다리 들어주고 잡아주는 느낌으로 편안한 보행보조
1.6kg 무게로 보행시 부담↓…운동기록 분석 관리도
IT업계는 늘상 새로운 것들이 쏟아집니다. 기기가 될 수도 있고, 게임이나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지요. 바쁜 일상 속, 많은 사람들이 그냥 기사로만 ‘아 이런 거구나’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직접 써봐야 알 수 있는 것, 써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도 많지요. 그래서 이데일리 ICT부에서는 직접 해보고 난 뒤의 생생한 느낌을 [잇(IT):써봐]에 숨김없이 그대로 전달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솔직하지 않은 리뷰는 담지 않겠습니다.[편집자 주] | 서울 송파구 ‘윔(WIM) 보행운동 센터’에서 위로보틱스 보행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을 체험해 봤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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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이 다양한 용도로 연구·개발과 출시가 이뤄지고 있다. 로봇을 입으면 신체 능력을 보완 또는 강화해 주기 위함이다. 마치 헐리우드 영화 ‘아이언맨 슈트’처럼.
로봇을 입고 걸으면 어떤 느낌일까, 마침 웨어러블 로봇을 누구나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고 해서 가 봤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남4문 바로 앞에 위치한 ‘윔(WIM) 보행운동 센터’다. 50분간 단독 1대 1 퍼스널 트레이닝(PT)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체험도 사전 예약은 필수다. 체험 비용은 5만원. 가족 등 보호자 동반도 가능하다. 정기 이용을 원하면 상담 후 필요한 만큼 횟수(회당 10만원)를 설정해 등록할 수 있다.
| 서울 송파구 ‘윔(WIM) 보행운동 센터’ 내부 전경.(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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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한국기술교육대 창업벤처 로봇기업 위로보틱스(WIRobotics)가 마련한 국내 최초 최첨단 웨어러블 로봇 운동 센터다. 본사는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하지만, 이용자들의 접근성과 다양한 보행 환경이 조성된 올림픽공원이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해 지난해 3월 이곳에 센터를 마련했다. 개원 후 현재까지 누적 약 1000명이 체험을 하고 상담을 받았다.
센터에는 건강운동관리사와 물리치료사가 각각 1명씩 상주하면서 개별 신체 능력과 상황에 맞춰 실내와 야외 보행, 운동관리와 물리치료의 비중을 조절한다. 보행보조 로봇 목적상 질병과 부상에 따른 입원 및 수술 후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나,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고령층이 주 방문 및 이용객이기 때문이다. 작업보조용 수요도 있다.
| 웨어러블 로봇 ‘윔’ 구성품. 제품 색상별로 3대가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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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신체 건강한 30대 일반 성인이기 때문에 카운터에서 간단한 상담을 마치고 곧장 윔 체험 준비에 들어갔다. PT 스튜디오와 비슷한 모습의 공간에는 벽면이 모두 거울로 이뤄져 있고 러닝머신, 사이클, 벤치, 아령, 밸런스볼 등 간단한 운동 기구가 구비돼 있다.
가장 먼저 인바디로 신체 성분을 측정한 후, 제자리걸음 등 몇 가지 자세 반복에 이어 10m 보행을 분석한다. 보행 분석은 고프로를 정면과 측면에 각각 1대씩 두고 촬영한다. 먼저 평상시 자연스러운 걸음으로 왕복하고, 이어 윔을 착용하고 걷도록 한다.
| 기자의 평상시 보행 모습(왼쪽)과 윔을 착용한 후 ‘보조 모드’ 1단계로 보행보조를 받은 모습(오른쪽)을 센터 고프로 장비로 촬영해 측면을 비교해 봤다. 착용 후 고관절과 무릎이 움직이는 폭이 더 커졌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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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은 구성품 벨트를 허리춤에 두르고 구동기를 벨트 앞쪽에 걸듯이 장착한다. 이어 구동기에 연결된 다리 지지대 부분을 무릎뼈(슬개골) 윗부분에서 손가락 세 마디 정도 위에 오도록 벨크로(찍찍이)를 감아 고정해 주면 끝이다. 착용은 내 배꼽 기준 가까운 쪽에서 먼 쪽으로, 분리는 반대 순서로 해주면 된다. 착용법을 숙지하면 금세 혼자서도 10여초만에 뚝딱 착용하고 벗을 수 있다.
윔은 1.6㎏ 초경량 웨어러블 로봇으로, 허리춤에 착용해도 불편할 정도로 큰 무게감이 들진 않았다. 배터리와 모터 등 핵심 장치가 담긴 구동기 본체 크기는 가로 225.8㎜ x 세로 56.1㎜ x 높이 120.5㎜로, 일반적인 벽돌 사이즈(190x57x90㎜)와 비슷하다. 다리 지지대 스펙상 약 145~195㎝ 범위 내 신장을 가진 사람만 사용할 수 있다.
| 윔을 착용하고 ‘휴식 모드’로 설정한 모습. (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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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은 16.8V, 1.7A 기준 2시간을 충전하면 30W 출력으로 구동한다. △보조 △저항 △오르막 △내리막 4가지 모드를 각각 1~3단계 강도로 제공한다. 각 모드별로 약 2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구동기 혁신을 통해 단일 모터만으로 대칭 보조 프레임 구조를 최적화해 안정적인 보행 지원을 돕는다.
윔을 이용하려면 전용 앱을 설치해 기기와 페어링해야 한다. 앱에서 모드 전환 및 강약 조절과 운동 정보와 기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휴식(그린), 보조(블루), 저항(핑크), 오르막(스카이), 내리막(옐로우) 등 각 모드별로 구동기 상부에 LED 라이트 색이 바뀌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쉽게 인지할 수 있다.
| 윔 전용 모바일 앱 화면 캡처.(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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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윔을 착용한 상태에서 ‘휴식 모드’로 걸으면 평소 걸음과 같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로봇의 착용감과 무게감이 더해진 정도다. 모터의 움직임(구동력)은 없지만, 대기 상태여서 보행 시 구동장치가 움직이는 윙윙 소리는 똑같이 난다.
|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산책로에서 윔 ‘보조 모드’로 평지를 보행하는 모습. 발걸음이 한결 가볍고 빨라지는 기분이다.(영상=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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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모드’ 1단계로 설정해 걸어보니 누가 내 다리를 밀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2·3단계로 강도를 높일수록 반응이 강해지면서 다리가 한결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보폭이 클수록, 고관절과 무릎을 많이 들어올릴수록 누가 내 다리를 끌어 올렸다가 놓아주는 듯한 움직임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산책로에서 윔 ‘저항 모드’로 계단을 오르는 모습. 오르막 계단이라 저항감이 더욱 커 운동이 된다.(영상=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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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저항 모드’는 걸을 때 누군가 내 다리를 땅바닥 쪽에서 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고관절과 무릎을 높게 들수록, 3개 단계를 높일수록 저항감이 더 커지면서 곧장 허벅지를 눌러 내리는 느낌이 든다. 저항 모드로 올림픽공원 산책로를 걸으니 이내 하체운동을 하듯 다리가 단련되는 기분이다.
|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산책로에서 윔 ‘내리막 모드’로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 빨라지지 않도록 속도를 줄여주고 접지 시 안정감이 든다.(영상=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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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 모드’는 보조 모드의 원리와 기본적으로 같지만, 경사로와 계단 등 오르막 상황에서 발이 접지하는 타이밍이 평지와 다르기 때문에 구동장치의 반응 속도를 다르게 했다. 반대로 ‘내리막 모드’는 저항 모드를 베이스로 해 내리막길에서 보다 안정적인 접지를 돕는다.
각 모드별 단계별로 보행 시 다리 움직임의 적극도에 따라 앱에 0~100%까지 반응률이 실시간으로 나타난다. 모드를 변경할 때마다 기능 체감이 더욱 선명하게 비교됐다. 윔을 착용하고 달리기 등 일정 보행속도를 넘거나 넘어지면 안전을 위해 휴식 모드로 자동 변경된다.
| 윔(WIM) 체험을 마치고 센터 상담실에서 전용 앱에 나타난 운동 기록 결과를 분석 및 상담해 준다. 기자는 안정성이 조금 부족하게 나왔다. 평소 보행에서 안정적인 접지에 더 신경 써야겠다.(사진=김범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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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에서 윔을 이용할 동안 건강운동관리사가 곁에서 수행을 하며 관리를 한다. 서승아 건강운동관리사는 “윔은 각자의 보행 능력에 따라 고관절 근육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게 핵심”이라며 “아직 고관절 기능이여 무릎을 들고 다리를 움직일 수 있을 때 보행보조에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위로보틱스에 따르면 윔을 통해 평지 이용 시 대사 에너지가 평균 약 20% 절감되며, 20㎏ 배낭을 맨 상태로 평지를 걸을 때 12㎏의 체감 무게 감소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앱에서 사용자의 보행데이터를 분석해 보완점도 제시해 준다. 대당 가격은 319만원으로, 지난해 출시 이래 약 500대가 판매됐다. 그리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집에 한 대 들이면 온 가족이 함께 오래오래 건강관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