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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주 KB국민은행장 후보는 KB라이프 대표로 재임하며 기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을 성공적으로 통합했다고 평가받는다. 금융업계에선 이재근 행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봤으나 이 후보가 깜짝 발탁됐다. 은행·비은행 부문 시너지를 강조해온 양종희 회장이 이 내정자를 내세워 국민은행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 앞에는 ‘리딩뱅크 탈환’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국민은행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가장 많은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신한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KB뱅크(옛 KB부코핀은행) 정상화도 이뤄내야 한다. 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첫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은행 경력과 통합 보험사를 이끌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KB국민은행이 평생 금융 파트너가 되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1995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는 중소기업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일각에선 정 후보를 임종룡 금융지주 회장의 ‘런던 인맥’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임 회장이 2004년 주영국대사관 참사관으로 재직할 당시 정 후보가 런던 지점에서 근무했다.
차기 은행장은 잦은 금융사고로 바닥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 금융감독원 조사·검찰 수사를 원만히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기업금융 강자로서의 명성 재건, 한일·상업은행 계파 갈등 등 파벌 문제 극복도 숙제다. 정 후보는 “최근 일련의 금융 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의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겠다”고 말했다.
올 연말 5대 시중은행장 임기가 줄줄이 만료돼 두 은행 외 다른 은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부통제’가 연임 여부를 가르고 있단 말도 나온다. NH농협은행은 이달 중순 무렵 차기 행장 최종 후보자를 공개할 전망이다. 이석용 현 행장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조심스럽게 연임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