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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유조선 피격 또 '책임공방'…日아베 '의문의 1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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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기자I 2019.06.14 09:28:14

폼페이오 국무 "이란이 이번 공격에 대한 책임 있다"
이란 의회 외교위원회 특별고문 "CIA가 주요 용의자"
중동 둘러싼 갈등 '최고조'…NYT "긴장 치솟고 있다"
아베 이란 방문 와중에…하메네이 '핀잔' 이어 겹악재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오만 해상에서 석유제품을 실은 대형 유조선 2척의 피격 사건과 관련, 미국과 이란이 서로를 배후로 지목했다. 가뜩이나 살얼음판을 걷는 양국 간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중동 정세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 제로’ 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양국 간 갈등을 봉합해보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란 방문’ 와중에 터진 것이어서 아베 총리가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브리핑에서 “이란이 이번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게 미국의 평가”라며 이번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꼽았다. 그러면서 “첩보, 사용된 무기, 작전 수행에 필요한 전문지식 수준, 최근 유사한 이란의 선박 공격,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어떤 대리 그룹도 이처럼 고도의 정교함을 갖추고 행동할 자원과 숙련도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근거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미 국무부 관리를 인용해 “두 척의 유조선 중 한 척의 옆면에서 선체 부착 폭탄으로 보이는 미폭발 장치가 발견됐다”며 “이 공격 방법은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연안에서 네 척의 다른 유조선이 공격받았을 때 사용됐다고 미국이 믿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이란은 “미국의 정보기관(CIA)과 이스라엘 모사드가 페르시아만(걸프 해역)과 오만 해상을 통한 원유 수출을 불안케 하는 주요 용의자”라고 반박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언 이란 의회 외교위원회 특별고문은 폼페이오 장관의 브리핑 직후 트위터에 “이란은 국익과 지역 안보를 강력히 지키고 불안을 야기하는 적을 좌절케 하겠다. 그리고 백악관을 물리치겠다”며 이렇게 썼다. 이번 피격 사건이 미국과 동맹인 이스라엘이 합작한 ‘공작’이라는 의미다.

지난달 12일 오만 해상에서 벌어진 4척의 유조선 공격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양국 간 ‘책임공방’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미국 측은 제재 압박을 받고 있는 이란이 ‘돈 줄’인 유가를 올리려는 수작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이란 측은 중동 파병 명분을 쌓기 위한 일종의 ‘공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문제는 갈등 고조에 따른 중동 긴장이 워낙 커지고 있다는 데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및 동맹국 일부와 이란 간 갈등 고조로 이미 불안정하던 지역을 이번 피격 사건이 휘저은 것”이라며 “세계 원유 상당량의 핵심 수송로에 긴장이 치솟고 있다”고 적었다.

또 다른 주목할 대목은 이번 사건이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 중에 일어났다는 점이다. 전날 하산 로하이 이란 대통령을 만난 아베 총리는 이날에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예방했다.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고 하메네이를 마주했으나 “이란은 미국을 전혀 믿지 않는다”는 사실상의 ‘핀잔’만 들은 데 이어 이번 피격사건까지 터지면서 ‘겹 악재’에 휩싸인 형국이다. 일각에선 피격된 유조선 2척에 실린 석유제품이 모두 일본과 관련된 것이라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을 염두에 둔 공격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아베 총리가 이란을 찾아 하메네이를 만난 건 매우 감사하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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