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양회, 리창 2인자로…조직 개편 '당 통제' 강화할듯

김윤지 기자I 2023.03.05 19:25:45

친기업 기대vs '실권없는 총리' 우려 엇갈려
허리펑, 인민은행 당서기·부총리 겸임할듯
중앙금융위원회 부활 등 당 통제 강화 예상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지난 4일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개회로 막을 올렸다. 정협은 11일까지, 전국인민대표대회는 5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된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사진=AFP)
국회 격인 전인대에선 정부 업무 보고뿐만 아니라 주요 인선 선출 및 임명이 이뤄진다. 특히 올해는 시진핑 3기 지도부의 공식 출범을 알린다는 상징성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공산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3연임을 확정했다. 오는 10일 전인대를 통해 국가주석과 국가군사위원회 주석직을 3연임할 것이 확실시된다.

오는 11~12일 전인대에선 국무원 총리와 부총리, 국무위원을 비롯해 각 부처의 수장들이 결정된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서열 2위인 리창이 리커창 총리 후임으로 사실상 확정이다. 리창은 시 주석의 측근을 뜻하는 시자쥔(習家軍)으로 분류된다. 시 주석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저장성 당 서기이던 시절 비서실장 역할인 판공청 주임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2년 시 주석이 집권하면서 리창은 저장성 성장, 장쑤성 당서기, ‘경제수도’ 상하이 당서기 등 출세가도를 달렸다. 시장에선 리창이 주요 경제 거점 지역을 거친 친기업 관료라는 기대감도 있는 반면, 시 주석의 1인 체제 강화와 전무한 중앙정부 근무 경력 등으로 시 주석의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서열 3위인 자오러지가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서열 4위인 왕후닝이 정협 주석을 맡을 전망이다. 부총리는 지난 10년간 시 주석의 비서실장 격인 국가주석 판공실 주임을 맡은 딩쉐샹을 비롯해 허리펑·류궈중·장궈칭 등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무위원으로는 친강 신임 외교부장을 비롯해 리상푸, 우정룽, 선이친 등이 유력시 된다.

인민은행 내 서열 1위인 인민은행 당위원회 서기는 허리펑 현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급)이 언급된다. 국무원 부총리를 겸하는 것이다. 인민은행 내 서열 2위인 총재는 중국 대형 금융회사인 중신그룹의 주허신 회장이 거론된다.

또한 이번 전인대 후반부에 국무원 개혁 방안도 심의·확정된다. 시 주석을 중심으로 당이 각종 기관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이전까지 이어졌던 ‘당·정(공산당과 국무원) 분리’ 가 아닌 당이 주도권을 쥐는 ‘당정 통합’을 꾸준히 시도했다.

공안부와 국가안전부를 국무원에서 분리시켜 경찰, 방첩, 대테러, 치안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당 중앙 직속 ‘중앙내무위원회(가칭)’가 출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민은행과 금융 규제 기관, 국유 금융기관 등의 정책과 인사를 총괄하는 ‘중앙금융공작위원회’도 부활할 조짐을 보인다. 금융공작위원회는 1998년 설립돼 2003년 문을 닫았지만, 민간 금융 시장에 대한 통제 강화 차원에서 재개설이 검토되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홍콩 업무를 총괄하는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HKMAO)도 명칭을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홍콩·마카오 공작판공실’로 변경하고, 국무원이 아닌 당 중앙위원회 감독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디어 규제 당국인 국가광파전시총국을 국무원 직속기구에서 당 중앙선전부로 통합한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리커창 총리는 5일 전인대 업무 보고를 마지막으로 지난 10년에 걸친 총리 임기를 마무리했다. 임기 초기 리커창 총리는 시진핑 경제 정책의 ‘균형추’ 역할이 기대됐으나, 시 주석 1인 권력 강화로 시 주석의 그늘 아래 총리로 불렸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