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병원장 이재협) 안과팀이 소아 근시 진행과 맥락막 두께 변화 간의 연관성을 규명하며 근시 관리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번 연구에는 정호경 교수, 이정헌 교수, 안지윤 교수, 신주영 교수, 이경민 교수, 오소희 교수를 비롯해 동국대일산병원 김마르다 교수와 더원서울안과 김석환 원장이 참여했다.
근시는 동아시아에서 특히 높은 유병률을 보이며, 국내에서도 주요 안과적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장기간 동안 소아 근시의 진행 과정에서 맥락막 두께 변화의 구체적인 양상과 시점을 규명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로, 고도근시의 조기 진단 및 예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연구팀은 초기 근시 단계에서 맥락막 두께가 유지되다가, 고도근시 단계에서 두께가 감소하는 패턴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의 단편적이고 단기적인 관찰에 그쳤던 연구와 달리, 장기적인 관찰을 통해 근시 진행과 맥락막 변화 간의 동적인 관계를 명확히 밝혀낸 것이다.
이번 연구는 보라매병원의 장기 프로젝트인 보라매 근시 코호트 연구의 일환으로, 건강한 소아 23명을 대상으로 4년에 걸쳐 진행되었다. 연구진은 아이들의 굴절률, 안축장, 맥락막 두께를 2년 간격으로 측정하며 근시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4년 동안 대상자들의 근시는 평균 -4.41 디옵터만큼 진행되었다. 초기 2년 동안 맥락막 두께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으나, 이후 2년간 근시가 빠르게 진행된 아이들에게서 맥락막 두께가 감소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 반면, 근시가 안정적인 아이들은 맥락막 두께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안지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근시 진행 과정에서 맥락막 변화의 시점을 파악하여 고도근시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앞으로도 근시 관리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후속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근시 관리와 치료를 위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고도근시의 조기 진단 및 예방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