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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전브랜드 '흔들'…350조원 시장 한중 격전장 된 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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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민 기자I 2026.08.30 15: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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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8일 독일 베를린서 'IFA 2026' 개최
유럽 가전시장 2496억달러…북미 이어 세계 2위
BSH·밀레·일렉트로룩스, 공장 폐쇄·인력 감축
中 900여곳 참가 전망…AI 가전·휴머노이드 공세
삼성 ‘거래 중심’ 전환…LG, 고효율·빌트인 승부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유럽 대표 가전 명가들이 수요 부진과 비용 상승에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 기업들이 가전 시장 주도권을 놓고 맞붙는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26’은 2500억달러(약 350조원) 규모의 유럽 가전 시장을 둘러싼 한중 경쟁의 축소판이 될 전망이다.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 전시장 앞에 관람객들이 모여 있다. 사진은 IFA 100주년을 맞은 2024년 행사 모습. (사진=IFA)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 전시장 앞에 관람객들이 모여 있다. 사진은 IFA 100주년을 맞은 2024년 행사 모습. (사진=IFA)
31일 업계에 따르면 IFA 2026은 9월 4~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열린다. ‘미래는 지금(The Future Is Now)’을 주제로 49개국 19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가하고, 140여개국에서 약 22만명이 전시장을 찾을 전망이다.

IFA는 미국 CES, 스페인 MWC와 함께 세계 3대 전자·IT 전시회로 꼽힌다. IFA는 방문객 가운데 의사결정권자가 80%, 국제 유통 바이어가 65%에 달해 제조사와 유통업체가 제품 구성과 판매 전략을 조율하는 ‘거래의 장’으로 통한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유럽 가전 시장 규모는 2496억달러로 추정된다. 북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 마련된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 전시관. (사진=하이센스)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 마련된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 전시관. (사진=하이센스)
유럽 명가 구조조정…中, 저가·로봇으로 빈틈 공략

유럽 가전산업의 주도권 변화는 IFA 전시장에 고스란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 토종 브랜드들은 에너지·인건비 상승과 부진한 주택시장,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 등이 겹치며 생산시설과 인력을 줄이고 있다.

스웨덴 일렉트로룩스는 연말까지 헝가리 야스베레니 냉장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보쉬·지멘스 등의 가전 브랜드를 보유한 BSH는 독일 공장 두 곳의 생산을 순차적으로 중단하고 약 1400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밀레는 ‘밀레 퍼포먼스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에서 최대 2700명의 일자리를 감축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

그 빈틈을 빠르게 파고드는 곳은 중국이다. 중국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중국 참가기업은 지난해 약 700곳에서 올해 900여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참가사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하이얼, 하이센스, 메이디, TCL 등은 중저가 가전인 ‘볼륨존’을 공략하고, 처음 IFA에 참가하는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가전, 모빌리티를 잇는 AI 생태계를 선보인다. 유니트리, 애지봇, 딥로보틱스, 엔진AI 등 중국 로봇 업체들도 대거 출격한다.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 AI홈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LG전자)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5’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 AI홈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LG전자)
삼성은 도심서 거래선 공략…LG는 체험형 AI홈

한국 기업들은 고효율·AI 가전과 기업간거래(B2B)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파고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사용하던 메세 베를린 시티큐브 대신 베를린 도심의 ‘훔볼트 카레’에 별도 전시장을 마련한다. 1991년 IFA에 처음 참가한 이후 주 전시장을 별도 공간에 꾸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공식 개막보다 이틀 앞선 2일부터 유럽 주요 유통업체와 B2B 고객, 미디어를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LG전자는 메세 베를린 18홀에 대규모 전시관을 꾸리고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는 AI홈을 전면에 내세운다. ‘당신과 조화를 이루는 혁신’을 주제로 가전과 TV, 서비스가 생활공간 전반에서 연결되는 모습을 구현한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AI 가전 오케스트라’를 고도화해 고객의 생활 패턴을 파악하고 에너지 사용까지 관리하는 AI홈을 제시할 계획이다.

레이프 린드너 IFA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8~9년 전만 해도 글로벌 가전 시장의 상당수 혁신은 한국에서 나왔고 삼성과 LG는 지금도 최상위권의 혁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드리미, TCL, 하이센스,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도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며 경쟁 강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라이프 린드너 IFA CEO(최고경영자)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IFA 2026 한국 미디어 간담회'에서 IFA 2026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IFA)
라이프 린드너 IFA CEO(최고경영자)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IFA 2026 한국 미디어 간담회'에서 IFA 2026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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