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견 '한정' 아시아나채권 상장폐지…1兆 ABS도 흔들

이슬기 기자I 2019.03.24 19:59:10

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 한정받아 채권도 상장폐지行
원리금은 상환될 듯…ABS로 영향 퍼질까 ''주목''

아시아나 항공기.(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채권이 상장폐지된다. 해당 채권은 원리금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회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으로 리스크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020560)이 2017년 발행한 600억원 규모의 채권 ‘아시아나항공86’을 다음 달 8일 상장 폐지한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은 상장채권 상장폐지 이유에 대해 ‘감사범위제한에 따른 감사의견 한정’을 꼽았다. 이에 따라 25일부터 27일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정리매매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최근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부적정·의견 거절·한정을 받은 회사의 채권은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주식은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도 관리종목에만 지정될 뿐 거래는 계속 이어지지만, 회사채의 경우 주식보다 높은 투명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아니라 다른 신탁회사를 통해 발행된 ABS는 상장폐지되지 않는다. ABS란 회사채와 기업어음, 매출채권을 기반으로 발행한 상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판매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회사채 중 장내 거래되는 회사채는 아시아나항공86 하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86이 상장폐지 대상에 오르긴 했지만, 시장은 만기인 다음 달 16일에 문제 없이 원리금 상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감사의견 한정은 받았어도 회사가 바로 부도난 것이 아닌 까닭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ABS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아시아나항공이 ABS를 판매할 때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라도 현재 BBB-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더 낮추면 즉시 상환 조건이 발동된다’는 특약을 걸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며 장·단기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장기 신용등급은 ‘BBB-’, 단기 등급은 ‘A3-’이다.

박소영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만기구조가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단기성차입금이 약 1조2000억원으로 단기 상환부담이 높고, 유동화차입금에 대한 레이팅트리거(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BB+이하로 하락할 경우 신탁 조기지급 사유가 발생) 존재도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잠재적 부담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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