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004020) 노조는 오는 21일 오전 7시부터 24시간 동안 당진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파업에 나선다. 협정 근로자를 제외한 노조원 전원이 현장에서 철수하고 협정 근로자는 설비 보호를 위한 필수 유지 업무만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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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 상견례 이후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올해 기본금 15만98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차량 지원금 할인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임단협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다. 2023년 영업이익 15조원을 넘기며 역대급 실적을 갱신 중인 현대자동차와 동일한 수준이다.
현대차 노조처럼 차량 지원도 요구하고 있다. 근속 연수에 따라 차량 구매 지원금을 차등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매년 현대차 수준의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을 요구하며 그룹사의 부당한 차별 정책을 깨겠다는 주장을 고수해 오고 있다. 이와 관련한 노사 갈등이 매년 반복되는 양상이다.
사측은 노조에 기본급 10만원 인상안과 함께 2024년 성과급과 2025년도 성과급을 올해 임단협에서 함께 논의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해 철강업계에 불어닥친 한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 노조 요구를 전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2023년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 수요 둔화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27조3406억원) 대비 5.2% 감소한 25조9148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7983억원으로 전년(1조6165억원) 대비 50.6% 감소하며 반토막 났다. 지난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 23조3922억원, 영업이익 2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수익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회사는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올해 연초부터 철근 감산을 위해 인천 2철근 공장과 포항 철근 공장을 일부 기간 전면 중단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포항 2공장 폐쇄를 추진했다가 노사 협의에서 무산돼 축소해 운영하기로 했다. 국내 철강사들은 중국의 저가 철강 제품 생산으로 위기 상황에 내몰려 있다. 지난해 7월 31일 중국 업체들의 저가 후판 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반덤핑 제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업황 악화 속 노조 파업은 공급 차질로 이어져 고객사 신뢰를 잃게 하는 등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생산 차질에 따른 실적 악화는 결국 노조의 성과급이 줄어들게 하는 악순환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