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8월22일 07시15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오피스나 주거시설로의 '용도 변경 1순위'였던 서울 시내 호텔들이 다시 기관투자가들의 핵심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객실 가동률과 단가가 빠르게 회복된 데다, 신규 호텔 공급마저 제한적인 탓이다. 최근에는 단순히 기존 호텔을 사들이는 것을 넘어, 알짜 오피스를 호텔로 전환하거나 아예 신규 호텔 개발에 뛰어드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안 팔리던 호텔자산, 올해는 매입경쟁…달라진 명동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이 매각 중인 타임워크 명동은 최근 골드만삭스·이지스자산운용 컨소시엄이 약 5350억원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됐다.
타임워크 명동은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행정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DB손해보험 등이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지난 2019년 약 4050억원을 투입해 투자한 자산이다. 코로나19 이후 명동 상권 침체로 장기간 인수자를 찾지 못했지만 올해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맞붙었다. 경쟁 상대인 블루코브자산운용·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컨소시엄은 5300억원에 셰어딜 기준 절세액 등을 더하는 ‘5300억원+α(70억~80억)’을 제시했다.
우협 선정을 둘러싸고 기존 수익자(LP)와 양측 컨소시엄 간 입장차도 이어지고 있다. 장기간 자금이 묶였던 기존 수익자(LP) 측에서는 보다 높은 가격과 빠른 거래종결 등 유리한 조건으로 매각되기를 기대한 반면, 이지스는 단순 가격뿐 아니라 최초 제안서와 거래종결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골드만 측을 우협으로 선정했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두 경쟁 컨소시엄에 동일한 평가 기준이 적용됐는지를 두고 공정성 논란도 불거졌다.
시장에서는 이지스가 매도 운용사이면서 골드만의 인수 컨소시엄에도 운용 파트너로 참여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와 명동 상권 침체로 장기간 투자금이 묶였던 자산의 운용에 다시 참여하기로 한 만큼, 최근 호텔 시장 회복과 향후 자산가치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논란과 별개로 5000억원대 명동 자산을 놓고 골드만삭스와 CPPIB가 각각 참여한 컨소시엄이 경쟁했다는 점은 달라진 투자 분위기를 보여준다. 골드만 측은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중층부 오피스 일부를 호텔로 전환하고 K뷰티·웰니스 관련 상업시설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전 호텔을 오피스나 주거시설 등 다른 용도로 바꾸는 투자에 관심이 쏠렸던 것과는 반대인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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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1000만명 넘자 객실·임대료도 회복
호텔 투자 심리에 다시 불을 지핀 가장 큰 원동력으로는 관광객의 귀환이 꼽힌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07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급증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자연스레 영업 실적도 좋아졌다. 지난해 서울 시내 호텔의 객실점유율은 79.2%, 객실당 평균매출(RevPAR)은 약 20만 7000원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추산된다. 상권의 부활은 임대료 지표로도 증명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 대비 0.46% 오른 가운데 관광객이 몰린 명동은 3.19% 상승했다.
지난해 매각이 무산됐던 명동 마이티빌딩도 다시 시장에 나왔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최근 세빌스코리아를 자문사로 선정해 재매각에 착수했다. 지난해 JB자산운용을 우협으로 선정하고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지만 관광 수요와 호텔·리테일 영업환경이 개선되면서 매각 여건도 나아졌다는 평가다.
호텔 거래는 이미 서울 주요 관광상권 전반에서 이어졌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JB자산운용과 함께 머큐어 앰배서더 서울 홍대를 인수했고, KB자산운용은 신라스테이 서대문을, 퍼시픽투자운용은 조선호텔앤리조트와 함께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 명동을 인수했다.
투자 열기는 기존 호텔 인수를 넘어 신규 개발 가능 자산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달 말 입찰을 앞둔 강남역 인근 보원빌딩은 오피스뿐 아니라 300실 이상 4성급 관광호텔로 개발할 수 있는 부지다. 기존 건물이 전부 공실이라 임차인 명도 없이 개발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 상반기 서울 호텔 투자 거래액은 약 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1% 증가했다. 과거 호텔을 사서 다른 용도로 바꾸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호텔 자체의 영업 현금흐름과 관광상권 성장성에 베팅하는 투자로 무게가 이동하는 양상이다.
다만 호텔은 오피스와 달리 운영 실적과 브랜드, 입지에 따라 수익성 편차가 큰 자산이다.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더라도 모든 호텔의 몸값이 함께 오르기보다는 명동·홍대 등 핵심 관광상권과 우량 브랜드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선별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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