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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SAP·MS도 뛰어든 FDE…기업 AI 도입 공식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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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빈 기자I 2026.07.05 15:06:36

김영욱 SAP프랑스 매니저 분석
MS·오픈AI·SAP 등 FDE 조직 확대
데모 넘어 실제 업무 성과 입증 경쟁
“한국 SI, 30년 구축 경험 살릴 기회”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글로벌 기업의 인공지능(AI) 도입 방식이 현장형 엔지니어링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모델 성능보다 실제 업무 시스템에 AI를 안착시키는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전방배치 엔지니어링(FDE) 모델이 새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욱 SAP프랑스 시니어 프로그램 매니저는 최근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 인사이트 기고문에서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단 4개월 사이에 AI 모델 기업,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컨설팅 기업들이 모두 FDE라는 같은 깃발 아래 모였다”며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산업 전체의 영업·구현 모델이 재편되고 있다고 봐야 할 단계”라고 분석했다.

팔란티어의 FDE 동작 모델 (사진=삼성SDS)
팔란티어의 FDE 동작 모델 (사진=삼성SDS)
FDE는 엔지니어가 고객사 내부에 들어가 실제 업무 흐름과 데이터 환경을 파악하고, 그 자리에서 AI 기반 시스템을 설계·구현하는 방식이다. 팔란티어가 정보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발전시킨 모델이 원형으로 꼽힌다. 고객이 업무 방식을 외부에 명확히 설명하기 어렵고, 데이터를 외부로 반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엔지니어가 현장에 들어가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해결하는 구조다.

김 매니저는 현재 기업들이 마주한 AI 도입 환경도 이와 유사하다고 봤다. 기업들은 AI를 어떻게 업무에 녹여야 할지 명확히 정의하지 못하고, 개인정보·보안·컴플라이언스 문제로 데이터를 자유롭게 외부에 제공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AI 모델 자체보다 이를 실제 운영 환경에 안착시키는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MIT 난다 이니셔티브 분석을 인용해 최근 3년간 전 세계 기업이 생성형 AI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음에도 엔터프라이즈 AI 파일럿의 95%가 측정 가능한 손익 효과를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패 원인은 모델 성능 부족이 아니라 기업의 업무 흐름, 데이터 거버넌스, 레거시 시스템, 규제 환경 안에서 AI를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지 못한 데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 기업들도 FDE 모델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오픈AI·앤스로픽·구글 등 대형언어모델(LLM) 기업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SAP, 세일즈포스 등 SaaS 기업, 액센추어·EY 등 글로벌 컨설팅사도 FDE 조직이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김 매니저는 “모델 회사들이 컨설팅 회사가 되고 있다는 진단을 넘어, SaaS 본진까지 FDE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고 봤다.

다만 같은 FDE라도 기업별 역할은 다르다. 팔란티어형 FDE는 고객 현장에서 얻은 문제 해결 경험을 플랫폼 기능으로 다시 흡수하는 구조다. 오픈AI 등 LLM 기업은 모델 진화 속도에 맞춰 고객 업무에 직접 적용하는 방식이고, 세일즈포스·SAP·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SaaS 플랫폼 위에 AI 구현 역량을 결합하는 형태다. 컨설팅사는 기존 산업별 업무 지식과 고객 관계를 기반으로 FDE형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

이 변화는 한국 IT서비스·SI 산업에도 시사점이 크다. 국내 SI 기업들은 30년 이상 전사적자원관리(ERP), 금융 코어뱅킹, 통신 빌링, 공공 행정 시스템 등 복잡한 구축 경험을 축적해왔다. 글로벌 AI 모델만으로는 한국 기업과 공공·금융권의 의사결정 구조, 규제 환경, 레거시 시스템을 단기간에 이해하기 어렵다. 이 지점에서 국내 SI업계의 도메인 지식이 FDE 모델과 결합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AI 도입을 발주하는 기업의 평가 기준도 달라질 전망이다. FDE 방식은 외부 엔지니어가 기업 내부 시스템과 데이터에 접근하는 구조인 만큼, 앞으로는 성능과 가격뿐 아니라 데이터 접근 권한, 보안 통제, 사고 대응, 책임 소재, 성과 기반 계약 조건 등을 제안요청서(RFP) 단계에서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매니저는 “향후 한국 엔터프라이즈 IT 의사결정자의 역할은 글로벌 솔루션을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에서 글로벌 모델과 한국 도메인 자산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로 확장되고 있다”며 “30년에 걸쳐 축적된 한국 엔터프라이즈 IT 생태계의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AI 경쟁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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