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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냐, 반도체냐…2000억달러 규모 '1호 대미투자' 막판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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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기자I 2026.08.20 05: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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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러트닉과 이틀 연속 협의
구윤철, 대미 투자 속도 지적에 “의도적 지연 없다”
한국은 ‘상업적 합리성’ 따라 에너지 우선…美는 삼성·SK 美 생산 확대 관심
301조 조사까지 겹쳐…핵심 통상 과제도

[이데일리 김영환 송주오 기자] 한국과 미국이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약속을 실제 사업으로 옮기기 위한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나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의 주요 쟁점을 협의했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투자 이행이 더디다는 미국 측의 우려에 “의도적으로 지연하거나 늦추는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달 말 예정된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에너지·반도체 등 후보 사업에 대한 양국 간 이견 좁히기가 한창이다.

김 장관은 지난 17~18일 러트닉 장관과 연이어 만나 2000억달러 규모 대미 전략투자 후보 프로젝트의 주요 쟁점과 추진 일정을 논의했다. 김 장관이 러트닉 장관을 다시 만난 것은 지난달 22~23일 면담 이후 불과 3주 만이다. 산업부는 양측이 “대미 전략투자 후보 프로젝트 관련 주요 쟁점 및 추진 일정에 대해 논의하고 상호 접점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도착한 자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도착한 자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에서는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속도에 대한 불만이 감지된다. 미국은 한국의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약속 가운데 조선업 협력에 배정된 1500억달러를 제외한 2000억달러의 구체적인 투자처 확정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 언론에서는 한국의 투자 이행 속도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이 한미연합훈련 규모 축소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의 보도까지 나왔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상업적 합리성’을 원칙으로 미국 내 에너지 분야 투자를 우선 사업으로 검토해왔다.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립 사업이 유력한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에서 발전 분야 투자는 한국 기업에도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구 부총리도 에너지를 우선 협력 분야로 꼽으며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구 부총리는 19일 서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초청 간담회에서 “AI 시대로 가려면 에너지가 해결돼야 하고 가장 기본적인 것이 전기”라며 “미국에서 전기를 어떻게 값싸게 생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뤄지는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엔지니어링 역량과 시공 경험에 미국의 노하우가 결합되면 양국이 윈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반도체 등 전략산업의 현지 생산기반 확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트닉 장관은 앞서 마이크론의 미국 생산시설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공장 건설을 희망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2000억달러 투자 가운데 어떤 산업을 우선 사업으로 선정할지를 놓고 한미 간 시각차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요구가 국내 산업 투자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6월 호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등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국내 생산시설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내 메모리 전공정 생산시설까지 추가로 확대할 경우 기업의 투자 재원 배분과 국내 투자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 된다. 청와대는 관련 사안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김 장관은 미국의 핵심 통상 당국자들과도 연쇄적으로 접촉했다. 19일에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무역법 301조 조사 등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미국은 공급과잉을 이유로 주요 교역국 산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추가 관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통상교섭본부장의 부재 속에 김 장관이 대미 투자와 301조 조사라는 핵심 통상 현안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기념촬영하는 구윤철 부총리와 제임스 김 암참 회장(사진=김태형 기자)
기념촬영하는 구윤철 부총리와 제임스 김 암참 회장(사진=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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