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러시아 과학계가 울상이다. 과거 과학 강국으로 전세계에 영향력을 과시했던 것은 옛말이 돼버렸다. 모스크바에서 과학자 급여는 택시기사나 청소부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전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과학계에 대한 지원을 줄여 과학기술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과거 소비에트연방(소련) 시절 정부는 과학을 가장 중요시했지만 현재는 과학보다 천연자원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학 강국의 영광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비평가들은 러시아 과학계가 위축되면서 혁신은 사라지고 원자재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러시아과학아카데미(RAS)를 이끌었던 로알드 사그디프 메릴랜드대학교 물리학자는 “과거 정부는 과학을 최우선시했고 당시 과학자들의 사회적 지위는 꽤 높았다”며 “그러나 지금은 과학자 급여가 택시기사나 청소부보다 훨씬 낮다. 특히 젊은 과학자들의 경우 더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에서 젊은 과학자들이 더 많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푸틴 대통령의 새 개혁은 연구기관들을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두뇌 유출의 대표적 예로 안나 크로피프니스카야(33)를 꼽았다. 그는 모스크바 이론실험물리연구소에서 300~400유로(약 43만~58만원)의 월급을 받았지만 스위스 제네바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로 자리를 옮기면서 급여가 10배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의 과학계 개혁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은 과학아카데미와 의료·농업 아카데미를 통합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푸틴의 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안드레이 후르센코 전 교육과학장관은 “RAS 개혁은 러시아 과학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일관성있고 진지하고 전략적인 개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