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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경 나토 최전선에 선 K2…폴란드 기갑전력 '핵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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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26.09.13 13: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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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닌그라드 국경 6㎞ 브라니에보 현장
폴란드군, 노후 PT-91을 K2로 빠르게 교체
"궤도 위의 디지털 전투기"…기동·정밀사격 호평
향후 K2PL 현지 생산으로 기갑전력 현대화 가속

[브라니에보(폴란드)=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폴란드 북부 그단스크 공항에서 동쪽으로 약 120㎞. 차로 1시간 30분을 달려 바르미아마주리주 브라니에보(Braniewo)에 도착했다. 러시아의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주와 국경을 맞댄 곳이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본토와 떨어져 있지만, 군사적으로는 발트해 일대의 핵심 거점이다.

러시아 발트함대의 주요 근거지가 자리 잡고 있으며, 탄도·순항미사일과 방공미사일, 자주포, 다연장로켓 등으로 촘촘한 반접근·지역거부(A2/AD)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위성항법 신호를 방해하거나 교란하는 전자전 활동도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경 표지와 경계시설 앞에 서자 지도 위의 선으로만 보였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의 경계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 7일(현지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 바르미아마주리주 브라니에보 검문소 모습이다. 그로노보(GRONOWO)의 국경 검문소(PRZEJSCIE GRANICZNE)라는 폴란드어가 눈에 들어온다. (사진=김관용 기자)
지난 7일(현지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 바르미아마주리주 브라니에보 검문소 모습이다. 그로노보(GRONOWO)의 국경 검문소(PRZEJSCIE GRANICZNE)라는 폴란드어가 눈에 들어온다. (사진=김관용 기자)
고속 기동 중에도 표적 추적…폴란드군 매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폴란드는 나토 동부전선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군사력을 증강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됐다. 특히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마주한 북동부 지역에는 최신 전차와 자주포, 다연장로켓 등 중화기가 집중적으로 배치되고 있다. 한국산 K2 ‘흑표’ 전차도 이 방어선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7일(현지시간)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6㎞ 떨어진 폴란드 육군의 한 기계화여단을 찾았다. 이 부대에서는 구소련제 T-72를 기반으로 폴란드가 개량한 PT-91 ‘트바르디’를 K2 전차로 교체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K2는 폴란드가 추진하는 기갑전력 현대화의 중심에 있다. 현재 이 여단을 비롯한 폴란드군 3개 여단과 교육기관에 K2 전차가 순차적으로 배치되고 있다.

전투중량 56t인 K2는 PT-91보다 약 10t 무겁다. 하지만 1500마력 디젤엔진과 유기압 현수장치를 바탕으로 높은 출력 대 중량비와 안정적인 기동 성능을 구현했다. 유기압 현수장치는 차량의 하중을 분산해 지지하고 주행 중 발생하는 충격과 진동을 줄이는 장치다. 지형에 따라 차체 높이와 앞뒤·좌우 자세도 조절할 수 있다. 굴곡이 심한 지형에서 차체의 흔들림을 줄여 기동 안정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지형 뒤에 차체를 숨긴 채 주포만 노출해 운용하는 전술에도 유리하다. 진흙이 많은 연약지반과 장거리 도로 기동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뒷받침하는 핵심 장치다.

현지 부대의 협조로 한국 취재진에게 야외 전술훈련장에서 진행된 K2의 기동훈련이 공개됐다. 거친 노면 위에 멈춰 서 있던 K2가 엔진 출력을 높이자 육중한 차체가 힘차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궤도가 굴곡진 지면을 연이어 타고 넘는 동안에도 속도를 크게 잃지 않고 민첩하게 움직였다.

취재진이 브라니에보 기갑여단을 찾은 지난 7일(현지시간) 야외 전술훈련장에서 K2 전차 기동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
취재진이 브라니에보 기갑여단을 찾은 지난 7일(현지시간) 야외 전술훈련장에서 K2 전차 기동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
취재진이 브라니에보 기갑여단을 찾은 지난 7일(현지시간) 야외 전술훈련장에서 K2 전차 기동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
취재진이 브라니에보 기갑여단을 찾은 지난 7일(현지시간) 야외 전술훈련장에서 K2 전차 기동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
폴란드 전차병들이 기동성 못지않게 높이 평가하는 것은 화력이다. K2는 120㎜ 55구경장 활강포와 자동장전장치, 자동 표적추적 및 디지털 주포 안정화 기능을 갖춘 사격통제체계를 탑재했다. 기동 중에도 표적을 추적해 사격할 수 있으며, 첫발을 쏜 뒤 수초 만에 다음 포탄을 장전해 연속 교전할 수 있다. 현지 지휘관이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은 것도 험준하고 불규칙한 지형에서 실시한 고속 기동 실사격 훈련이었다.

마리우시 중대장은 K2를 ‘궤도 위를 달리는 디지털 전투기’라고 표현했다. 빠른 기동성과 정밀한 사격 능력을 결합해 적이 대응하기 전에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K2 전차가 급격한 회피기동을 하는 상황에서도 자동 표적추적 기능은 목표물을 놓치지 않았다”며 “자동장전장치를 활용한 신속한 후속 사격을 통해 여러 표적과 연속으로 교전하는 능력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현지 업체와 협력으로 K2PL로 진화 예고

PT-91도 승무원 3명이 운용하는 전차인 만큼 기존 전차병들이 K2의 임무 분담 방식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다만 기계장치 중심인 기존 전차와 달리 K2는 전자장비와 컴퓨터 기반 진단체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숙련된 기존 전차병이 K2로 기종을 전환하는 데에는 약 2~3개월의 집중교육이 필요하다. 전차 운용 경험이 없는 신규 인력을 양성하는 데에는 약 6개월이 걸린다. 현지 부대는 정확한 폴란드어 기술교범과 폴란드의 지형 및 운용환경을 반영한 고정형 시뮬레이터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브라니에보 기갑여단 마리우시 중대장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
지난 7일(현지시간) 브라니에보 기갑여단 마리우시 중대장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관용 기자)
실제 운용 과정에서는 K2의 보완 과제도 확인되고 있다. PT-91보다 무거워진 만큼 교량의 하중 제한과 도로 기반시설 여건을 고려해 기동 경로를 더욱 세밀하게 계획해야 한다. 울창한 산림에서는 차체 외부에 노출된 광전자장비가 나뭇가지 등에 부딪혀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깊은 진흙이나 눈밭에서 운용한 뒤에는 센서와 궤도 등을 세척하고 점검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력이 확인된 1인칭시점(FPV) 자폭드론과 상부 공격형 대전차유도무기(ATGM)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운용 중인 K2 갭필러(GF) 버전은 낮은 차체와 뛰어난 기동성, 레이저·미사일 경보체계 등을 통해 생존성을 높였다. 하지만 위협을 탐지하고 교란하는 ‘소프트킬’ 체계만으로 대량의 드론과 상부 공격 위협에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현지 운용자들의 평가다. 이에 따라 폴란드형 K2인 K2PL에는 능동방호체계(APS)와 드론 전파교란장비, 원격사격통제체계, 추가 장갑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 현지 운용부대에서는 이스라엘 라파엘사의 ‘트로피’와 같은 하드킬 방식의 능동방호체계에 대한 요구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는 2022년 한국과 K2 계열 전차 1000대 도입 구상을 담은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1차 이행계약을 통해 K2GF 180대를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K2GF 116대와 K2PL 64대 등 총 180대를 추가 도입하는 2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K2PL 64대 가운데 61대는 폴란드 부마르-와벤디 공장에서 최종 조립될 예정이다.

지난달 24일 폴란드 그단스크 항구에 하역된 K2전차(GF) 28대가 운송을 위해 나열돼 있다. (사진=현대로템)
지난달 24일 폴란드 그단스크 항구에 하역된 K2전차(GF) 28대가 운송을 위해 나열돼 있다. (사진=현대로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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