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항공권 무료 취소를 결정한 후 환불 신청이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제주항공은 동계 항공편 일정의 마지막 날인 3월 29일까지 항공편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날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사고가 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일주일간 제주항공을 이용해 출국한 여객 수는 4만983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넘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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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운항 스케줄도 자체 조정하고 있다. 3월 말까지 국제선과 국내선 노선에서 총 1878편의 운항을 줄였다. 국제선은 총 1040편으로 일본 노선은 인천∼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삿포로, 부산∼나리타 등 344편, 동남아 노선은 인천∼다낭, 방콕, 보홀 등 326편을 감축한다.
대양주 노선은 인천∼괌, 부산∼사이판 등에서 136편을, 중화권 노선은 인천·제주∼홍콩, 부산∼가오슝 등 234편을 감편한다. 국제선 감축량은 공항별로 인천발 390편, 부산발 342편, 무안발 278편, 제주발 30편이다. 국내선에서는 김포·부산·청주·무안∼제주 등 4개 노선에서 838편을 줄인다. 제주항공은 추가로 약 30편의 감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 1분기 작년 기준 운항편수가 약 10%가량 줄인데다 취소 수량까지 합하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작년 1분기 매출 5392억원, 영업이익 75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7%, 20.5% 증가했다. 이 기간 운항편수는 2만563편(19.7%↑), 공급석은 375만3000석(18.9%↑), 탑승객은 338만8000명(14.8%↑)으로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
예약 취소에 따라 선수금이 빠져나가면 매출 감소뿐만 아니라 유동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제주항공은 1400억원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실적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의 대체 운항 편수가 많고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기까지 앞으로도 많은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작년 초 발생했던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 항공기 충돌사고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가 지난주에 발표됐는데 그만큼 항공사고는 조사에 긴 시간이 걸린다”며 “이번 참사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까지 해소되기까지 실적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