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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도, 김경수도…같은 설 보낸 與野, 민심해석 ‘제각각’

조용석 기자I 2019.02.06 16:53:06

與 “경제성장, OECD 최상” vs 野 “암울한 경제에 국민 분노”
민주당 “골목상권 어려움, 온라인 성장 때문…성과 나올 것”
김경수 판결…與 “사법개혁 요구”, 野 “법원도 밑에 두려하나”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왼쪽 두번째)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설날 민심 전달 및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설 연휴기간 민심을 청취한 여야 정치권의 해석이 전혀 달랐다. 민생경제 관련 야당은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하소연만 들린다”고 비판했으나, 여당은 국민들이 실제 이상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야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1심 유죄판결에 대한 민심도 전혀 다르게 읽었다.

◇與 “경제성장률, OECD 최상위”…野 “국민 분노 극에 달해”

6일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2사무부총장은 이날 열린 사무총장 주재 기자간담회에서 설 연휴 기간 청취한 민심을 전하며 “젊은 분들, 시민들이 지난해 우리 경제가 무척 심하게 망했다고 한다”며 “작년 경제성장률이 2.7% 밖에 안됐다 하는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2.7%이상 성장한 나라가 몇 군데인지 여쭤보면 말씀을 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 부총장은 “현재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경제성장률을 발표하지 않은 미국을 제외하고는 (OECD국가 중) 한국이 1위”라며 “또 지난해에는 국민 소비가 늘어 경제성장률의 반 이상을 소비가 기여했다. 소비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을 앞선 것은 2005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 및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 소 부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경제정책이 옳은 길이었음을 국민이 아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들이 정부의 진정성과 노력을 알아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한다”며 “지난해 어려웠던 경제기반 다져가며 올해는 국민이 느낄 수 있는 경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재래시장 등 골목상권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었다고 말한 김경협 1사무부총장은 “임대료 및 카드수수료 인하 등 대책의 효과가 아직 피부에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골목상권 어려움은)온라인홈쇼핑 매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 큰 영향 같다. (온라인 쇼핑몰 쿠팡의 배송 서비스인)로켓배송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다”며 “민간소비가 살아난다고 지표는 얘기하는데 골목상권 어려움은 여전해 보인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연휴기간 암울한 경제상황으로 인한 국민의 분노를 확인했다”며 정부여당을 맹공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올 설날 민심은 대단히 암울했고,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암울한 설날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해법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역시 “경제가 어렵다는 탄식, 대내외 나라의 안위가 불안하다는 우려가 많은 설 민심”이라며 “진정 무겁게 받들고 나아가야 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 세번째)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경수 판결…與 “국민 분노”, 野 “법원도 밑에 두려는 여당”

김경수 지사의 판결을 두고는 여야의 민심해석이 더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은 국민들이 김 지사 판결에 대해 비판을 넘어선 분노를 느꼈다고 전한 반면, 한국당은 “법원을 권력 밑에 두려는 (정부여당의)모습이 국민을 화나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설을 맞아 국민들이 해준 말씀 중 김 지사 재판 결과에 대한 분노가 있었다”며 “판결에 대한 비판이 굉장히 높았고, 이게 과연 제대로 된 재판인가 하는 (국민의)의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윤 사무총장은 “‘사법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아 사법농단에 관여됐던 판사들이 아직도 법대(法臺, 법정에서 판사가 앉는 곳)에 앉아있는 것 아니냐, 사법개혁 제대로 해달라’는 국민의 주문도 있었다”고 전한 뒤 “사법부가 사법개혁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국민이 직접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주장하는 ‘대선불복’에 대해서도 국민적 반대 여론이 높았다고 주장했다. 김경협 1사무부총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강동원 민주당 의원이 대선 불복 이야기했다가 당에서 징계 받고 탈당까지 했는데, 민주당은 (왜 한국당에)제대로 대응 못하느냐는 질책을 많이 들었다”며 “여러 가지로 이후에 민주당이 좀 더 분발해야겠다는 느낌 강하게 받았다”고 설명했다. 윤 사무총장 역시 “대선불복을 들고 나온 자유한국당 및 일부 바른미래당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분노도 함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은 국민들이 법원 판결마저 승복하지 않는 정부여당의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고 설 민심을 해석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대통령 측근의 유죄 판결엔 득달같이 달려드는 모습을 보며, 그 반의 반 만큼이라도 경제 살리기에 나서주길 기대해야 하는 국민은 화가 난다”며 “고통 받는 국민은 뒷전이고 대통령 측근, 권력자만 사람이냐는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고 전했다. 또 “법원 판결마저 달면 삼키고 쓰면 뱉으며 법원을 권력 밑에 두려는 모습도 국민을 화나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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