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179명 신원 모두 확인…블랙박스 음성 1차 추출 완료

박경훈 기자I 2025.01.01 12:53:36

[무안 제주항공 참사] 1일 국토부 브리핑
비행자료기록장치 일부 파손, 시간 소요 전망
둔덕 종단 부서지기 쉬운 재질 여부 질문 "검토 중"
미국 조사관 2명 추가 합류…"조종-관제 착륙 합의"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됐다. 참사 사흘 만의 일이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항공기의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 1차 자료 추출을 마쳤다고 밝혔다.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나흘째인 1일 오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미국합동조사단이 로컬라이저(착륙유도시설)가 설치돼 있는 둔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토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전날까지 이번 참사 희생자 179명의 신원을 모두 확인했다”고 말했다. 현재 장례식장으론 총 11명이 이송됐고 168명은 임시안치소에 안치 중이다.

이와 함께 참사 당시 기록이 담긴 블랙박스 음성녹음장치(CVR)의 1차 자료 추출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음성장치 데이터 추출을 완료했고, 음성파일로 전환하는 작업을 오늘 중으로 착수한다”면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도 조속히 음성추출 작업을 완료할 계획을 갖고 있고, 속도를 내서 작업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외형이 일부 파손된 비행자료기록장치(FDR) 분석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커넥터’(FDR과 분석컴퓨터를 연결하는 장치)가 분실된 상태로 발견됐기 때문에 어떻게 데이터를 추출할지 최종 점검하고 있다”면서 “(커넥터) 접합부가 탈락하면 다시 접할 할 때 정교한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커넥터 없이 데이터 추출이 불가능하다 판단되면 국토부는 블랙박스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보내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사고원인 규명까지는 몇 년 이상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사고조사 관련 이날 미국 조사관 2명이 추가 입국했다. 사조위 12명, 미국 조사팀10명(연방항공청 1명, 교통안전위원회 3명, 항공기 제작사 보잉 6명) 등 총 22명의 한미 합동조사팀이 현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고 피해 규모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둔덕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 시설에 대해서는 최초로 설계된 당시 구조물 설치 경위부터 파악 중이다. 국토부는 “금호건설이 최초로 사업을 시행할 때 어떤 시공방식을 택했는지 파악 중”이라고 답했다.

앞서 국토부는 서울지방항공청 등의 도면, 승인 문서 등 자료를 직접 살펴본 결과 무안국제공항이 2007년 개항 당시부터 로컬라이저 설치 둔덕 안에 콘크리트 지지대가 설치돼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안전성 강화를 이유로 30㎝ 두께의 상판을 올렸다. 보강공사의 시행자는 한국공항공사로 서울지방항공청의 허가·승인을 마쳤다.

국토부는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둔덕이 활주로 끝단에서 종단안전구역 내에는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구조물을 지어야 한다는 규정에 맞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검토 중”이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사고기가 19번 활주로 방향(반대 방향)으로 착륙한 경위에 대해선 합의가 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조종사가 복행을 시도하면서 우측으로 선회했고 그 과정에서 관제사가 가장 가까운 방향으로 안내했다. 조종사가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상호합의해 착륙을 시도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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