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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키고 돈안주기' 체불 역대 최다..대지급도 최고액

장영락 기자I 2025.01.23 08:22:49

지난해 1~11월 체불임금 1조8600억 역대최다
대지급금도 역대 최고액 넘어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지난해 임금 체불이 역대 최다인 2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체불금액 대지급금도 역대 최고액을 넘어섰다.
21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건설노조 관계자들이 건설기계노동자 체불 해결 촉구 및 체불 방지 입법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23일 근로복지공단 연도별 대지급금 지급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지급된 임금체불액 대지급금은 7242억원이다. 2023년 지급된 대지급금 6869억원보다 5.4%나 늘었다. 대지급 제도는 임금체불 피해자 신청에 따라 공단이 먼저 대지급 해주는 제도다.

대지급금은 2018녀 3740억에서 2020년 5797억원으로 늘었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조금 줄었다가 2023년 다시 증가해 지난해엔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지급금을 받은 노동자는 12만8638명이었다. 2023년보다 구제 노동자 수는 줄었으며 1인당 지급된 임금체불액 평균은 563만원이었다. 인당 대지급금 또한 2018년 이후 가장 많다.

업체 도산 시 지급하는 도산대지급금도 548억원으로 그 전해 396억원보다 38%나 늘었다.

퇴직금을 포함한 임금 체불이 확인될 경우 지급하는 간이대지급금은 6694억원을 기록해 역시 그 전해 6473억원보다 3.4%나 늘었다.

대지급금은 정부가 사업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회수하나 사업주 파산 등으로 지급 여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회수율은 3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대지급금 증가는 지난해 11월까지 임금 체불액이 1조8659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였던 2023년을 넘어선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의 임금체불은 경제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등에서 집계하는 국제비교 지표가 없어 전체 규모 파악은 어려우나 체불액 확인이 가능한 일부 국가들과 비교할 때도 압도적으로 체불액이 많다.

노동자 수가 3배 가까이 많은 일본의 2021년 체불액 규모는 한국의 10분의1 밖에 되지 않는다. 임금노동자 수가 한국의 6배가 넘는 미국의 2023년 기준 임금체불액은 한국의 7분의1 수준이다.

3국 모두 임금 체불을 범죄로 규정해 제재하지만 국내에선 처벌 수준이 약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 임금체불 문제 악화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의 경우 임금체불을 임금 절도(wage theft)로 표현하며 연방 정부에 임금 문제를 다루는 별도의 조직이 있어 체불 사건에 엄격하게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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