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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11개 업종 가운데 정보기술 업종은 1.8% 하락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4.3% 급락하며 시장 약세를 주도했다.
반도체주가 증시 흔들었다…AI 투자 회의론 확산
올해 들어 뉴욕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반도체주가 급락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S&P500에서 20%를 넘어설 정도로 커지면서 이제는 반도체주의 등락이 증시 전체 방향을 좌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 놀트 머피앤실베스트 선임 시장전략가는 “3~4년 전만 해도 반도체주의 S&P500 비중은 8%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20%를 넘어섰다”며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시장은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TSMC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했고 올해 자본지출(CAPEX) 전망도 기존 520억~560억달러에서 600억~64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시장은 호실적보다 공격적인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AI 투자 열풍에 대한 지나치게 높아진 기대치에 더 주목했다. TSMC 미국 상장 주식은 2.3% 하락했다.
메모리 반도체주는 낙폭이 더욱 컸다. 샌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 씨게이트 테크놀로지, 인텔은 5.8~12.6% 급락했다. 반에크 반도체 ETF(SMH)는 3.7% 하락했고 암 홀딩스는 5.4% 떨어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AMD(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는 각각 5.7%, 5.3% 하락했다. 브로드컴도 5% 내렸으며 미국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ADR은 13.7% 급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4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는 올해에만 7250억달러 이상을 AI 설비투자에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같은 천문학적인 투자가 언제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맷 말리 밀러 타박 수석 시장전략가는 “TSMC처럼 뛰어난 실적을 발표한 기업조차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보여준다”며 “반도체주가 강하고 지속적인 반등에 실패하면 증시 전반에도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팀 그리스키 잉걸스앤드스나이더 선임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극심한 변동성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불안감을 준다”면서도 “기술주를 제외한 다른 업종은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시장은 혼조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대형 기술주도 일제히 약세....알파벳 4.4% 급락
알파벳은 차세대 AI 모델인 ‘제미니 3.5 프로’ 출시가 수개월 지연됐다는 보도로 4.4% 급락했다. 메타플랫폼스와 엔비디아, 아마존 등 다른 대형 기술주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기초체력을 재확인시켰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술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은 65.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실적 시즌은 순조롭게 출발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올해 실적 전망 상향에 힘입어 1.2% 상승했고, 헬스케어 업종도 2.2% 올랐다. 반면 GE에어로스페이스는 연간 실적 전망을 높였음에도 4.1% 하락했고, 유나이티드항공은 국제유가 상승 부담으로 1.8% 내렸다.
경제지표도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뒷받침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하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5월 증가율도 당초 0.9%에서 1.0%로 상향 수정됐다. 휘발유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주유소 판매가 5.3% 급감하면서 전체 증가폭은 제한됐지만, 이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7% 증가해 소비가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라인 판매는 1.9% 증가하며 약 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고 자동차 및 부품 판매도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국내총생산(GDP) 산출에 반영되는 핵심 소비지표인 ‘컨트롤 그룹’ 소매판매도 0.5% 증가해 미국 소비의 기초 체력이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평가됐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0만8000건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와 고용이 동시에 견조한 모습을 이어가면서 미국 경제가 당분간 확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뒷받침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최근의 휘발유 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 개선 효과가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 가격이 다시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재차 높아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추가 물가 상승 가능성을 경계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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