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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산물·발표식품의 가치, 과학적으로 밝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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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9.04 05: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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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②정운천 재단법인 활농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농업인·장관·정치인 거쳐 ‘인생 3막’ 시작
식생활 교육·건강한 농산물 소비 확산에 주력
“위스키처럼 10년·20년 숙성 간장도 연구해야”
친환경·발효식품 과학화…생산·소비 확대 뒷받침해야

[대담=이데일리 함정선 경제정책부장, 정리=박순엽 기자] “제 인생 1막은 농업이었습니다. 50세까지 30년을 농업 현장에서 보냈고, 이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정치인으로 살아온 시간이 2막이었죠. 이제 정치에서 내려와 시작하는 3막은 재단법인 활농입니다. 다시 흙과 먹거리로 돌아가 제가 미처 하지 못했던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농민으로 출발해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운천 재단법인 활농 이사장이 다시 농업 현장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농산물을 생산하거나 농업 정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식생활과 전통 먹거리의 가치를 과학적으로 밝히고 이를 확산하는 일에 나섰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친환경 농산물과 전통 발효식품의 가치를 경험이나 믿음이 아닌 과학적 근거로 설명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정 이사장은 2024년부터 재단법인 활농을 이끌며 친환경 농산물과 전통적인 식생활의 가치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은 책도 펴냈다.

그가 말하는 생명력은 건강을 단순히 개별 영양소를 얼마나 섭취했느냐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어떤 먹거리를 어떤 방식으로 먹는지까지 함께 살펴보자는 개념이다.

정 이사장은 “사람의 몸을 영양학적인 기준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활농에선 자연과 흙,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생명력 강화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먹거리와 건강에 대한 관심은 농식품부 장관을 지내던 시절부터 이어졌다. 정 이사장은 당시 한 대학병원과 함께 식생활과 건강의 연관성을 살펴보는 연구를 추진했고, 이후 식생활 교육의 필요성을 정책적으로 알리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장관직에서 물러나며 당시 구상을 충분히 이어가지 못한 점이 오랜 아쉬움으로 남았다고도 했다.

정 이사장은 “그때부터 건강한 식생활을 되찾는 일은 5년, 10년 안에 끝낼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아토피나 난임 등 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식생활의 관점에서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장관과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끝내 이어가지 못했던 과제를 정치권을 떠난 뒤 직접 실천해보겠다는 생각도 컸다. 활농은 그렇게 오랫동안 품어온 문제의식을 실제 활동으로 옮기기 위해 만들어졌다.

활농은 이 같은 문제의식을 식생활 교육으로 이어가고 있다. 가공식품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국내 농산물과 전통음식의 비중을 높이는 식습관을 알리는 것이 핵심이다. 임신을 준비하는 남녀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그중 하나다. 다만 정 이사장은 식생활 개선이 기존 난임 치료나 의학적 지원을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 시술 등 기존 난임 치료에 대한 정부 지원은 지원대로 해야 한다”며 “활농이 하려는 것은 이를 대신하는 게 아니라,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식생활과 건강 상태를 함께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적 치료와 별개로 평소 먹거리와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도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활농의 활동은 식생활 교육에만 머물지 않는다. 정 이사장은 전통 발효식품의 가치를 경험이나 전통에만 기대지 않고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쌓는 일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된장·간장·고추장 등 장류가 숙성기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과 효소가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자료로 축적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이사장은 “위스키가 숙성기간에 따라 가치를 달리하듯 간장도 5년, 10년, 20년 숙성에 따라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숙성 과정에서 미생물과 효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전통 발효식품의 가치를 후대에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좋은 먹거리가 결국 소득이 높은 사람만 누릴 수 있는 선택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수요와 생산 기반을 함께 키워야 한다고 답했다. 친환경·유기농산물과 전통 발효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생산에 참여하는 농가도 늘고 가격 부담을 낮출 여지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정 이사장은 “수요가 커지면 공급하는 사람도 많아질 수 있다”며 “전통식품이나 친환경 농산물의 가치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노력과 함께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 3막에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라며 “발효식품을 과학화하고 생활화하는 한편, 건강한 식생활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일을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운천 재단법인 활농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활농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정운천 재단법인 활농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활농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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