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난 19일 입법예고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과 현행 시범사업 지침을 비교하면 환자가 체감할 주요 변화는 처방일수와 이용 지역이다. 의료기관의 참여가 줄어들 가능성도 변수다.
최대 90일 처방 가능한 시범사업…초진은 7일로 제한
현재 시범사업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초진·재진 여부와 관계없이 의사가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비대면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처방이 금지된 의약품을 제외하면 한 번에 최대 90일분까지 처방할 수 있다. 실제 처방일수는 의료진이 결정한다.
개정안을 그대로 시행할 경우 대면진료 이력에 따라 처방 기준이 달라진다. 최근 6개월 안에 같은 의료기관에서 같은 증상으로 대면진료를 받았다면 ‘일반 비대면진료’ 대상으로 분류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초진 비대면진료’로 분류해 처방일수가 원칙적으로 7일 이내로 제한된다.
다만 해당 질환의 진료·처방 이력이 확인되고 의사가 기존 치료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최대 30일분까지 처방할 수 있다.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 예외를 적용받은 경우까지 합쳐 한 차례만 허용한다.
같은 의원에서 꾸준히 비대면진료를 받았더라도 대면진료 이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처방일수가 줄어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비대면진료로 한 달 치 약을 받아온 환자가 30일 예외 처방을 받은 뒤에도 대면진료를 받지 않았다면 이후에는 7일 제한을 적용받을 수 있다.
반면 해당 의원을 방문해 같은 증상으로 대면진료를 받으면 이후 6개월 동안 일반 비대면진료 요건을 갖추게 된다. 초진의 7일 제한이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기업 모임인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장기 복용약이 필요한 환자가 약을 나눠 처방받기 위해 반복해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시간과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반대로 초진에서 경과 확인 없이 한 달 치 약을 처방하는 것은 안전상 문제가 있다며 30일 예외 조항 삭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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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의원급 시범사업에는 환자 거주지와 의료기관 소재지가 같은 시·도에 있어야 한다는 제한이 없다. 하지만 개정안은 초진 비대면진료를 원칙적으로 거주지와 같은 시·도 내 의료기관에서 받도록 한다.
경기도에 사는 환자가 서울의 의원에서 비대면진료만 받아왔다면 앞으로는 경기도 내 의원을 찾아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기존 의원에서 최근 6개월 내 같은 증상으로 대면진료를 받았다면 해당 의원에서 일반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희귀질환자·등록장애인 등도 지역 제한의 예외가 인정된다.
업계는 이용 중인 의료기관을 바꿔야 하는 환자의 불편을 우려한다. 의협은 오히려 허용 지역을 시·군·구로 더 좁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상이 발견됐을 때 가까운 의료기관의 대면진료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의료기관의 비대면진료 비율 제한은 현재도 있다. 시범사업에서는 비대면진료 건수가 월 전체 진료 건수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한다. 개정안은 산정 기간을 월에서 반기로 바꾸고, 의사 1인당 반기 내 월평균 비대면진료 건수를 500건 이내로 제한한다. 다만 평일 오후 8시 이후와 토요일 오후 6시 이후, 휴일에 실시한 진료 등은 산정에서 제외한다.
의협은 이런 예외가 비대면진료 전담 운영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개정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회원들과 비대면진료 참여 여부까지 신중히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실제 참여가 줄어들면 환자는 진료받을 곳을 다시 찾아야 할 수 있다.
30일 예외 처방 여부를 확인할 방법도 과제다. 개정안은 다른 의료기관에서 받은 예외 처방까지 합쳐 한 차례만 허용하면서 이력 확인 방법은 별도 고시에 맡겼다. 업계는 확인 부담 때문에 의사들이 예외 처방을 꺼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한약사회도 의료기관 간 처방이력을 확인할 시스템을 먼저 갖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의료계의 집단 불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처방일수와 이용 지역이 함께 바뀌는 만큼 기존 환자가 진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대면진료 원칙을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비대면진료를 운영하기 위한 기준”이라며 “다음달 9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