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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감독은 영화 플랫폼 레터박스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훨씬 긴 버전이었다”며 “아이맥스의 데이비드 키글리(David Keighley)가 시사회가 끝난 뒤 영사실로 나를 데려가 3시간이 한계라는 것을 직접 보여줬다”고 회상했다.
키글리는 오랜 기간 놀란 감독과 함께 작업한 아이맥스의 최고 품질 책임자(CQO)다. ‘다크 나이트’부터 ‘오펜하이머’, ‘오디세이’까지 그의 필름 작업을 함께한 핵심 인물이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그는 ‘오디세이’ 엔딩에서 헌정 자막으로도 기려졌다.
놀란 감독은 “그동안 플래터(필름을 감는 원형 장치)를 더 크게 만들거나, 필름을 더 길게 걸 수 있는 새로운 클립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답은 같았다. 아이맥스 70㎜ 필름으로 3시간을 넘는 작품을 상영하려면 영사 시스템 자체를 새로 설계해야 한다는 답이었다. 결국 놀란 감독은 “좋다. 3시간 아래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러닝타임을 줄이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놀란 감독은 이번 작품을 위해 방대한 분량을 촬영했고, 어떤 장면을 남길지를 두고 오랜 고민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편집을 맡은 제니퍼 레임과 함께 “‘이 장면이 이야기에 꼭 필요한가’라는 원칙 하나만 붙들었다”며 “스토리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공들여 찍은 장면이라도 과감히 덜어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최종 러닝타임은 2시간 52분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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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는 제작 과정 자체가 영화사에 남을 프로젝트로 평가받는다.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원작으로 한 이번 작품은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전편을 100% 아이맥스 70㎜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장편 상업영화다. 이를 위해 놀란 감독과 아이맥스는 기존보다 가볍고 조용한 새로운 필름 카메라를 공동 개발했다.
촬영 규모도 압도적이다. 이탈리아와 스코틀랜드, 그리스, 모로코 등 10개국 이상을 오가며 91일간 촬영을 진행했고, 사용한 필름만 약 200만 피트(약 609㎞)에 달한다. 이는 서울과 부산을 잇는 거리의 약 1.5배에 해당하는 길이다.
순제작비 역시 약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로 알려졌다. 마케팅비까지 더하면 ‘오디세이’는 3억 7500만 달러(약 5549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놀란 감독의 필모그래피 가운데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다. 업계에서는 손익분기점을 약 6억 달러(약 8940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막대한 제작비와 전례 없는 촬영 규모만큼 흥행 성적도 순항 중이다. ‘오디세이’는 개봉 첫 주말 북미에서 1억 2450만 달러(약 1826억 원), 전 세계에서 2억 6410만 달러(약 3875억 원)의 흥행 수익을 거두며 놀란 감독 작품 가운데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을 새로 썼다.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례를 두고 “결국 놀란도 아이맥스의 물리적 한계를 넘지는 못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디지털 촬영이 주류가 된 시대에도 필름과 아이맥스 포맷을 고집해온 놀란 감독이지만, 가장 야심 찬 프로젝트조차 영사 시스템의 현실 앞에서는 타협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그렇게 완성된 2시간 52분의 러닝타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영화적 이상과 기술적 현실이 절충한 결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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