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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한 여행지]④디날리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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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기자I 2006.08.22 13:41:35
[스포츠월드 제공] 디날리국립공원 여행자 안내소에서 2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탔다. 이 버스는 디날리국립공원으로 가는 캠퍼를 위한 전용버스다. 최종 목적지인 원더호수(Wonder Lake) 캠핑장까지는 6시간 거리. 시작부터 끝까지 비포장인 험로다. 그러나 여행자들은 디날리의 품으로 든다는 생각에 고달픈 여정에도 표정은 밝다.

캠퍼 버스에 탄 이들은 시애틀에서 온 의사 일행 4명을 포함해 모두 7명. 이 가운데 2명은 중간에 내리고, 다시 몇 명이 버스에 올랐다. 디날리국립공원 안에서는 어디서나 캠퍼 버스를 얻어 탈 수 있고, 내릴 수 있다. 캠퍼들은 걷다 지치면 버스를 세우면 된다. 아니 세우지 않아도 큼지막한 배낭을 메고 걷고 있으면 버스가 먼저 서고, 운전자가 ‘태워 줄까’ 묻는다.

원더호수로 가는 길은 마치 야생동물을 찾아 나선 사파리 투어와 같다. 야생동물들이 수십 마리씩 떼를 지어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심심할만하면 한 마리씩 나타나 지루함을 덜어준다. 처음 모습을 내민 것은 산양이다. 이 녀석들은 수목 한계선 위의 가파른 산비탈에서 놀기 때문에 눈을 부릅뜨지 않으면 보기 어렵다. 캐러부(북미산 순록)나 ‘땅다람쥐’ 등은 그나마 모습을 자주 드러내는 편이다.

세이블 패스(Sable Pass)를 지나면 곰의 땅이다. 녀석들은 때로 길을 막고 차량을 막는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터클라 강가나 숲을 따라 거니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디날리에는 300마리의 회색곰이 산다고 한다. 제 아무리 불행한 여행자라 해도 오가는 길에 최소한 몇 번은 볼 수가 있다.

폴리크롬전망대(Polychrome Point)에서 엘리슨 여행자안내소로 이르는 길은 몇 개의 고개를 넘으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수십 길 낭떠러지 위로 아슬아슬하게 길이 걸려 있기도 하고, 앞으로 가야할 길이 장쾌하게 펼쳐진 곳도 있다. 그 길을 따라 곡예를 하듯 지나거나 흙먼지 속으로 아스라이 멀어지는 버스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하다.




원더호수를 찾아가는 여행자들은 모두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5m)를 보고 싶어 한다. 제 아무리 수백 마리의 곰이 나타난다 해도 매킨리를 한 번 본 것과 바꿀 수 없다. 그러나 매킨리는 일년의 대부분이 구름에 가려 있다. 설령 모습을 드러낸다 하더라도 잠시 뿐이라 한눈을 팔고 나면 금새 구름에 휘감기기 일쑤다.

원더호수 캠핑장은 아름답다. 캠핑장은 매킨리 강으로 부드럽게 흘러내린 고원의 중턱에 자리를 잡았다. 로마의 원형경기장처럼 반원형을 그리며 펼쳐진 캠핑장은 하나같이 매킨리를 바라보게 돼 있다. 어느 자리에서건 눈만 들면 매킨리와 마주한다. 여행자들은 이곳에 며칠씩 머물며 ‘매킨리 바’로 트레킹을 하거나 모기와 씨름하면서 매킨리가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린다.

매킨리가 속한 전체 산군을 디날리라 부른다. ‘디날리’는 이곳 원주민어로 ‘큰 하나’라는 뜻. 디날리 산군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매킨리는 25대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다. 1917년 주봉의 이름을 따서 매킨리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가 1972년 디날리국립공원으로 바꿨다.


디날리국립공원으로 드는 길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땅다람쥐.



폴리크롬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디날리의 산군을 바라보는 관광객들.



원더호수 캠핑장에서 트레일을 따라 ‘매킨리 바’까지 갔다 돌아오는 트레커 뒤로 흰눈을 이고 있는 디날리 산군이 보인다.

한국 산악인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 산은 히말라야 산군의 고봉에 비하면 높이는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북극에 가까워 산소가 희박하고 날씨가 변화무쌍해 등반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초등한 고상돈도 이 산을 등반하다 숨졌다.

원더호수 캠핑장에 머무는 이들은 하나같이 찾는 곳이 있다. ‘매킨리 바’ 트레킹이다. 캠핑장에서 매킨리강까지 8㎞에 이르는 툰드라 산책 코스다. 사실 ‘매킨리 바’는 원더호수 캠핑장 주변에 마련된 유일한 트레킹 코스다. 캠퍼들은 이 길을 거닐며 블루베리나 버섯, 툰드라의 여름꽃을 찾아본다.

여름철에는 백야 현상으로 자정이 가까워도 밖이 훤하다. 이 때문에 트레킹 행렬은 오후 늦게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캠퍼들의 마음은 항상 한 곳에 붙밖아 있다. 바로 매킨리와 마주하는 것이다.

일반차량 출입금지… 다양한 셔틀버스로 대신

여행객 취향에 맞추어 세가지 종류 준비



얼굴만 보호할 수 있는 모기장을 쓴 여행자.

디날리국립공원을 여행하기란 쉽지 않다. 일반 차량은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 1974년 앵커리지와 패어뱅스를 잇는 하이웨이가 개통되면서 관광객이 몰려들자 국립공원측에서 공원 안으로 드는 차량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 대신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셔틀버스가 비포장 외길을 따라 오간다.

공원을 순환하는 셔틀버스는 크게 3가지. 하나는 운전사 겸 가이드가 딸린 투어다. 커피와 빵을 비롯한 간단한 요기도 제공한다. 원더호수 캠핑장까지 갔다오는 투어는 12시간이 소요된다. 비용은 100달러를 호가한다. 당일 여행객을 위해 5시간·9시간·12시간 등 목적지에 따라 셔틀버스가 운행되기도 한다. 이 버스는 가이드와 먹을거리를 제공하지 않는다.

마지막은 캠퍼를 위한 버스다. 이 버스는 야영장을 순회하며 캠퍼를 실어 나른다. 어디서나 내릴 수 있고, 또 어디서나 탈 수 있다. 목적지에 따라 운행시간이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먼 곳까지는 하루에 4번 운행된다. 요금은 가는 거리에 상관없이 일정(23달러)하다. 공원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몇 번이고 이용할 수 있다.

디날리국립공원 안에는 6곳쯤의 야영장이 있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여행자안내소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그러나 원더호수캠핑장처럼 인기가 좋은 곳은 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야영장을 예약하지 않을 경우 공원 내에서의 야영은 금지된다.

야영장 주변에는 툰드라를 산책할 수 있는 트레일이 만들어져 있다. 이 트레일을 제외한 다른 곳을 간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 단서가 하나 있다. 본인의 안전은 본인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툰드라에서 길을 잃거나 혹은 곰을 만나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더라도 그것은 본인의 책임이다. 그런 연유로 대부분의 여행자는 정해진 트레일을 따라 간다.

디날리국립공원은 여름에는 모기의 천국이 된다. 모기장을 쓰지 않고는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입 속으로 달려들고 눈꺼풀에 달라붙어 사정없이 피를 빨아댄다. 따라서 야영을 하려면 모기를 퇴치할 수 있는 만반의 대책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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